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경기하강 위험(다운사이드 리스크)에 대해 적절한 보호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향후 추가 금리 인하를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전문가들은 다음 달 18일로 예정된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FRB가 최소한 0.5%포인트 추가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버냉키 의장은 14일(현지시간) 미 상원 은행위원회 경제동향 보고에서 "최근 수개월간 미국 경제는 악화됐고 경기하강 위험은 커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막대한 손실을 떠안게 된 금융사들이 대출 여건을 강화하고 있다"며 우려를 표시한 뒤 "FRB가 미국의 경제 성장을 위해 '시의 적절한 방법'으로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경제의 성장이 일정기간 둔화되겠지만 하반기부터는 금리 인하와 행정부의 긴급 경기부양책 등에 힘입어 다시 성장세를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버냉키 의장의 이번 발언으로 FRB가 추가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내달 18일 열리는 FOMC에서 최소 0.5%포인트 금리를 낮출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전 FRB 연구원이었던 스티븐 세체티 브랜다이스 대학 교수는 "올 들어 두 차례에 걸친 FRB의 기준금리 인하 조치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기에 대한 우려감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며 "FRB는 금리를 추가로 내려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도 이날 의회 보고에서 미국 경제는 느리지만 성장을 계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미 경제는 상당한 주택시장 침체를 겪고 있지만 펀더멘털은 견고하다"며 "경기 침체를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이어 "향후 몇 분기간 미국 경제의 성장 속도는 느려지겠지만 분명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욕=하영춘 특파원/유병연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