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수위 "내일 인사청문 요청 불가피"
통합민주 "내용상 진전된 변화 있어야"


정부조직 개편안을 둘러싼 (가칭) 통합민주당과 한나라당,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협상이 14일 막바지 고비를 맞고 있다.

한나라당과 인수위는 이날 밤까지 타결을 위해 협상을 계속하되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15일에는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요청안을 국회에 제출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어서 이날 협상이 새 정부의 정상적인 출범 여부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통합민주당과 한나라당, 인수위는 통폐합 대상 부처를 조정하는 문제를 놓고 실무라인을 통해 조율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비공개 실무협상에서 진전된 방안이 나올 지 주목된다.

통합민주당은 해양수산부와 여성가족부를 존치하고 2명의 특임장관 설치 방침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한나라당과 인수위는 큰 틀의 변화를 받아들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절충이 난항을 겪고 있다.

전날 밤 이명박 당선인이 신당 손학규 대표에게 정부조직 개편안을 논의하기 위한 회동을 제의했으나, 신당측은 내용상의 진전이나 변화가 없는 상태에서 면담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거부했다.

이동관 인수위 대변인은 이날 오전 기자들에게 "오늘 밤까지 최선을 다해서 협상을 할 것"이라며 대화노력을 강조하면서도 "원칙을 무너뜨리는 협상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재완 인수위 정부혁신TF 팀장은 "물리적 법정시한은 이미 경과했지만 여야가 합의하고 청문위원과 청문대상자가 서로 협조를 잘 하면 청문절차를 7, 8일까지 단축할 수 있기 때문에 오늘 밤 늦게까지라도 대화를 해보는 것으로 방침을 정했다"며 "주말까지 (국무위원 명단이) 발표돼야지, 더 이상 미루면 국회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고 말해 늦어도 내일 중에는 타결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조직법 협상은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며 "오늘 중 어떻게든 서로 합의가 안 되면 안 되는대로 내일은 인사청문 요청을 해야 할 상황"이라고 압박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통일부를 이미 양보했기 때문에 벌써 14부가 되고, 그래서 더 이상 양보한다면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기본적인 이념이 훼손되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게 기본입장"이라며 "어젯밤 이명박 당선인이 제의한 회동을 손학규 대표가 거부했는데 이는 예의가 아니며 오만의 극치다.

만남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너무나 정략적이고 당선인을 무시한 행위"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통합민주당 이기우 대표 비서실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비서실장이나 정무수석이 아닌 내용을 논의하는 실무 라인이 있고, 그 단위가 책임있게 얘기하고 보고해야 한다"면서 당선인측의 회동 제안에 대해 "변화된 내용을 보고 만나든지 말든지 해야한다.

갑자기 단 둘이 만나서 결단하듯이 하자는 것은 이명박 당선인 얘기를 들어달라는 것밖에 안된다"고 말했다.

최재성 원내대변인은 "한나라당이 성의를 갖고 임하면 30분 안에 끝날 수도 있는 일"이라며 "여성가족부와 해양수산부는 존치해야 한다.

두 부처를 폐지해도 기능과 인력은 다른 부처로 옮기게 되는데 여기에 특임장관 2명을 신설해 비서실과 실무인원을 배치하면 오히려 비용이 늘어나게 돼 다이어트가 아니라 비만이 된다"고 주장했다.

최 원내대변인은 또 "작은 정부에는 동의하지만 그게 눈속임이 돼선 안된다"며 한나라당과 인수위의 청문절차 강행 시사에 대해 "차기 국정운영 세력과 집권당이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다고 해야지, 파행조각을 하겠다고 협박을 하는 것은 야당이 하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서울연합뉴스) 맹찬형 김종우 기자 mangels@yna.co.krjo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