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인들에게도 일생에 한 번쯤은 영화에서나 보던 호화 유람선을 타고 여유롭게 여행하는 게 꿈입니다.이젠 부자가 아니더라도 그 꿈을 실제로 이루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독일 뉘른베르크에서 만난 옌스 후제 리버크루즈관광협회 회장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흑해까지 10개국을 지나는 라인-마인-도나우 운하를 이용하는 리버 크루즈 관광상품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라인-마인-도나우 운하를 운항하는 크루즈선은 700척 이상에 달한다.후제 회장은 "200여명이 탑승하는 소형 선박에서 최대 3500명을 태우는 대형선까지 다양한 선박들이 리버 크루즈에 이용되고 있다"며 "앞으로 프랑스가 파리와 북해를 잇는 센-스헬더 운하 건설을 끝내면 독일 쾰른에서 파리까지 배를 타고 갈 수 있게 돼 관광산업이 한 단계 도약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에선 날씨가 좋은 4∼10월에 관광객의 80%가 몰리고 독일 파사우와 오스트리아 빈,헝가리 부다페스트 등이 인기지역"이라며 "최근에는 겨울철 비수기를 공략하기 위해 뉘른베르크 성탄축제 등을 볼 수 있는 크리스마스 특별상품이나 기업들의 컨퍼런스용 상품,이벤트 상품 등도 속속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후제 회장은 "대양으로 나가면 며칠간 바다만 바라봐야 하는 해양 크루즈와는 달리 여러 도시들을 들러 명소를 찾을 수 있는 게 리버 크루즈의 장점"이라며 "여행 중간중간 길목마다 새로운 관광지를 만드는 게 운하 관광산업의 성공 포인트"라고 지적했다.이어 "경제적 여유가 있는 노년층이나 서유럽을 관광하고 싶은 동구권 사람들을 주요 마케팅 대상으로 삼고 있다"며 "유럽 전역을 둘러보길 원하는 미국인들에겐 가이드 동행상품이 인기가 높다"고 밝혔다.

후제 회장은 "리버 크루즈 여행은 1990년대 마인-도나우 운하가 개통돼 동서 유럽이 연결되면서 본격화됐다"며 "하루 평균 144유로(약 20만원) 정도의 비용으로 세끼 식사와 숙박까지 하면서 관광하는 만큼 가격 경쟁력도 충분하다"고 강조했다.그는 "리버 크루즈 사업은 가이드 호텔 음식 세탁 등 관련 산업의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을 주고 관광선만 만드는 특화된 조선소도 있다"고 덧붙였다.

뉘른베르크=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