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기술 이전, FARC 인질석방, 유엔개혁, G8 확대 등 협력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남미대륙의 프랑스령 기아나에서 정상회의를 갖고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맹 수준으로 확대 발전시킨다는 데 합의했다.

두 정상은 지난 해 유엔총회와 독일에서 열린 G8(선진7개국+러시아) 정상회의에서 만난 적은 있으나 단독 정상회의를 갖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브라질 언론과 스페인 EFE 통신 등 외신의 보도에 따르면 사르코지 대통령과 룰라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의를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올해 말까지 양국 관계가 전략적 동맹 협정을 체결하는 단계까지 발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국은 앞서 지난 달 말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방장관 회담에서 국방 분야 전략적 동맹관계 구축에 합의한 바 있다.

이날 회의에서 두 정상은 국방, 바이오에너지, 환경, 인프라 등 양국간 협력 사안 외에도 콜롬비아 무장혁명군(FARC) 인질석방 협상, 유엔 개혁, 세계무역기구(WTO)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 G8(선진7개국+러시아) 확대, 국제통화기금(IMF) 개혁 등 다양한 의제를 놓고 폭넓은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특히 핵잠수함 건조를 포함해 브라질에 대한 군사기술 이전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재래식 잠수함과 헬기, 전투기 등의 판매와 브라질 내 제작 지원도 적극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두 정상은 이어 FARC 인질석방 문제와 관련, 인도적 차원에서 잉그리드 베탕쿠르 전 콜롬비아 대통령 후보를 비롯한 모든 인질들이 조기에 석방될 수 있도록 협력하기로 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프랑스 정부는 FARC 인질 석방을 위한 모든 노력을 지지하며, 특히 브라질이 인질 석방 협상을 중재하기 위해 국제그룹을 구성하자는 제의를 한데 감사한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이와 함께 DDA 협상의 진전과 브라질의 유엔 안보리 진출 및 G8 회원국 합류, IMF 운영방식의 민주적 개선, 핵에너지의 평화적 이용 등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이밖에 양국간 현안으로는 프랑스령 기아나와 브라질 북부 아마파 주(州) 간의 불법이민 및 밀무역 대처방안도 협의됐다.

프랑스령 기아나에는 2만~4만명의 브라질인들이 불법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국경을 이루는 오이아포케 강을 따라 밀무역이 성행하면서 지난해 11월에는 단속에 나선 프랑스 군의 총격으로 브라질 어부 4명이 부상하는 사건이 발생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양국간 통상.투자 규모도 빠른 시일 안에 확대하기로 했다.

양국 통상 규모는 2006년 55억 달러에서 지난해에는 70억 달러 수준으로 증가했으며, 프랑스의 대(對) 브라질 외국인 직접투자(FDI)는 140억 달러로 세계 5위를 기록하고 있다.

한편 두 정상은 이날 브라질 북부 아마파 주(州)와 프랑스령 기아나를 잇는 400m 길이의 다리 기공식에 참석했다.

이 다리는 3천860만 헤알(약 2천180만 달러)이 투입돼 오는 2010년 완공될 예정이며, 유럽 국가 가운데 프랑스가 유일하게 브라질과 국토를 직접 연결하게 된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