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석유 메이저 회사 엑슨모빌이 베네수엘라의 해외 자산 120억달러 동결 명령을 법원으로부터 받아낸 것과 관련,미국에 대한 석유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10일 위협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을 겨냥해 "베네수엘라의 해외 자산을 동결해 우리에게 해를 입힌다면 우리도 당신에게 손해를 주겠다"면서 "미국에 석유를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차베스는 또 "베네수엘라에 대한 경제 압박이 지속되면 유가는 배럴당 20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면서 "베네수엘라의 미국에 대한 경제 전쟁에 기꺼이 참여하려는 국가들이 있다"고 주장했다.

베네수엘라는 현재 미국의 네 번째 원유 수입국으로 매일 130만배럴의 원유를 미국에 판매하고 있다.

엑슨모빌은 지난해 베네수엘라 정부가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자사의 석유산업을 국유화하려 하자 이에 맞서 베네수엘라 국영석유사 PDVSA가 영국과 네덜란드 등에 보유하고 있는 해외 자산 120억달러 상당을 동결하기 위해 법원에 소송을 제기,승소 판결을 받았다.

한편 국제유가(서부텍사스원유 최근월물 기준)는 차베스 발언 등의 영향으로 11일 시간외거래에서 지난주 말 종가보다 1% 오른 배럴당 92.71달러까지 상승했다.

미국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한동안 상승세가 주춤했던 국제유가는 지난주 말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국제유가를 배럴당 80달러 선 이상으로 유지하기 위해 감산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후 3일 연속 상승세를 타고 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