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우려가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가 오는 13일 열린다.

미국에 이어 영국이 금리인하 대열에 합류했고 유럽중앙은행(ECB)은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주요국들의 통화정책이 '완화' 쪽으로 바뀌고 있어 한은 금통위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금통위가 이번 회의에서 콜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국내 경기가 아직까지는 괜찮은 데다 물가불안 우려는 높기 때문이다.시중 유동성도 풍부해 금리를 내릴 경우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

하지만 미국 등 주요국과의 금리 격차가 확대되고 있어 지금의 금리수준(콜금리 5%)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도 부담스럽다.

미국과의 정책금리 격차는 이미 2%포인트나 벌어진 상태다.금융시장에서는 국고채금리가 최근 큰 폭으로 떨어지는 등 이미 '금리 인하' 쪽에 베팅하기 시작했다.

시장의 관심은 이성태 한은 총재가 금통위 회의가 끝난 뒤 통화정책 방향과 관련해 어떤 발언을 할지에 쏠리고 있다.작년 7월과 8월 두 차례 연속으로 콜금리를 올렸던 한은이 금리인하를 예고하는 메시지를 이번에 전달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주 발표된 미국의 각종 경제지표가 경기침체를 확인시켜 주는 쪽으로 나타남에 따라 주식시장은 이번 주 불안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설 연휴가 있었던 지난주 뉴욕 증시는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4.4% 떨어졌고 나스닥지수도 4.5% 하락했다.

이번 주 미국에서는 1월 중 소매판매 실적(13일)과 12월 중 무역수지(14일),1월 중 산업생산과 1월 중 수입물가(이상 15일) 등이 발표된다.결과가 나쁘게 나올 경우 전 세계 주가는 또다시 큰 폭으로 떨어질 수 있다.

국내에서는 11일 재정경제부의 그린북(최근 경제동향)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의 '2월 경제동향' 보고서가 각각 발표된다.

12일에는 최근의 소비심리를 보여주는 1월 소비자전망 조사결과가 나올 예정이다.이들 자료를 통해 국내 실물경기 흐름을 가늠해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조직 개편안에 대해 대통합민주신당과 한나라당이 합의를 이끌어낼 것인지도 관심사다.한나라당은 새 정부가 원활하게 출범하기 위해 최소한 12일까지 조직개편안을 국회에서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양당은 통일부를 그대로 두고 국가인권위원회를 대통령 직속이 아닌 독립기구로 두기로 합의했다.여성부 해양수산부의 존속 여부와 방송통신위를 독립기구로 두는 문제를 놓고 양당이 막판까지 힘겨루기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부 차장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