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글로벌 증시가 부진을 면치 못하자 내국인의 해외 주식이나 펀드 투자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10일 증권예탁결제원과 증권.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내국인이 예탁결제원을 통해 해외 주식이나 채권 등의 외화증권에 직접 투자한 금액이 증시가 초호황이던 작년 10월을 고점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내국인의 외화증권 직접 투자액은 △작년 10월 8억3천911만달러 △11월 6억9천364만달러 △12월 5억789만달러 △올해 1월 4억5천502만달러 등으로 꾸준히 감소했다.

투자 건수(결제기준)도 △작년 10월 1만5천71건에 달했으나 올해 1월 8천390건으로 줄어들었다.

특히 작년 국내 개미 투자자들이 집중적으로 투자했던 중국과 홍콩 등의 중화권 투자가 감소세로 돌아섰다.

내국인의 중국 직접 투자 건수와 결제금액은 작년 10월 1천664건(3천809만달러), 11월 1천248건(3천276만달러), 12월 699건(1천167만달러), 올해 1월 878건(1천719만달러) 등이었다.

또 홍콩 투자 건수와 결제금액은 작년 10월 1만917건(2억8천301만달러)에서 11월과 12월에 각각 7천763건(1억9천794만달러), 4천434건(1억910만달러)으로 줄어들었다가 올해 1월 5천791건(1억1천27만달러)으로 소폭 늘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최고 기록을 세운 작년 10월16일 6,124.04에서 이달 4일 4,672.17로 고점 대비 23.7% 하락했으며 홍콩 H증시는 작년 11월1일 고점(20,609.1) 대비 31.5% 급락한 상태다.

예탁원 관계자는 "증시가 고점을 찍고 내려오자 작년 10월 이후 내국인의 외화증권 투자가 급격하게 줄어들기 시작했다"며 "1월 들어 거래가 회복세를 보인 것은 저가 매수에 나선 투자자들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해외 직접 투자뿐 아니라 펀드 투자에서도 일부 환매 현상이 나타났다.

굿모닝신한증권에 따르면 해외 주식형펀드 자금은 올 들어 지난 1일까지(결제 기준) 총 9천587억원 순유입됐으나 증시 급락으로 투자심리가 급랭했던 1월22일 이후 3개월 여 만에 순환매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결제 기준으로 해외 주식형펀드 자금 순환매는 △1월23일 712억원 △1월24일 1천673억원 △1월25일 377억원 등으로 사흘간 이어진 뒤 28~29일에 순유입세로 돌아섰다가 다시 30일~2월1일까지 사흘간 환매현상을 보였다.

펀드별로는 중국펀드인 '봉쥬르차이나주식 1'펀드와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주식 1종류A', 리츠펀드인 '골드만삭스글로벌리츠ClassA'펀드에서 자금유출이 두드러졌다.

브릭스펀드들은 올초 시중자금을 가장 많이 끌어모았으나 1월 말 이후부터는 환매요청이 늘어나고 있다.

권정현 굿모닝신한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최근 들어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 확대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해외 펀드는 대다수 유형에서 소폭 자금 유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indig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