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최근 경기는 종합적으로 볼 때 거시정책을 조정할 상황은 아직 아니다"고 진단하고 "미시적으로 (경제) 불안 요인을 철저히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미국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아진 데다 국내에서도 물가 급등,무역수지 적자 등으로 인한 경기 우려 목소리가 나온 데 대한 대응이다.

권 부총리는 4일 정부 과천청사에서 재경부 간부회의를 갖고 "국내 경기 동향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며 "실국별로 적극 대응책을 마련하라"고 당부했다.특히 소비자물가가 1월에 3.9%나 상승한 것과 관련,"가격 급등 품목을 중심으로 담합 등을 철저히 조사하고 공급 확대 등의 방안을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물가 상승,기업실사지수(BSI) 하락 등 부정적 측면과 함께 전년 동월 대비 산업생산 증가율 12%대,수출 증가율 17%대,소비 수준 호조 등 긍정적인 면도 있다고 밝혔다.또 금융시장 불안에 대해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여전히 높지만 선진국들의 적극적인 대응책 실행,선진 7개국(G7) 회의를 통한 국제 공조 강화 등으로 환율,금리가 안정되는 방향으로 움직일 여건이 마련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권 부총리는 최근 국회와 인수위가 총선 때문에 눈치를 보는 것에 대해 일침을 놨다.그는 "국회가 (5년간) 쌀 목표가를 유지하겠다고 한 것은 구조조정을 지연하고 재정 부담을 증가시키는 등 과도기에 바람직하지 않은 결정"이라고 지적했다.또 의료법 개정 과정에서 의료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핵심 내용이 빠지는 것에 대해서도 "규제 완화라는 기본정신이 반영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정재형 기자 j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