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의 위기는 잘 넘겼다. 시장이 다시 한번 출렁이며 1600이 무너지져 환매우려가 또 일고 있는데 어떤가. 시장이 하락하고 그에 따라 주식형펀드 수익률 추락세가 이어지고 있어 환매에 대한 우려가 다시 일고 있습니다. 특히 어제 국내 시장 하락의 특별한 원인을 찾지 못하자 일부 시장 분석가들이 몇몇 기관들의 로스컷 물량이 나온 것으로 풀이하며 펀드 환매우려가 현실화되는 게 아닌가라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펀드로의 자금 유입 상황을 살피면 아직 의미 있는 환매 물량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장중 1600선이 무너졌던 23일부터 25일까지 해외주식형펀드에서 일부 자금이 빠져나갔을 뿐 국내 주식형펀드로는 자금유입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그럼 이번에도 환매는 없다는 말인가? 어제 들어 온 자금 유입상황을 보려면 하루를 더 기다려 내일 오후가 돼야 확인이 되기 때문에 현재 있다 없다를 결론지어 말하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일단 흔히 말하는 펀드런, 대량환매의 가능성은 낮아보입니다. 우선 최근까지 보여 온 투자자들의 침착한 대응이 이를 반증하며 또 손실을 보고 있는 구간이지만 일반적인 투자자들의 심리상 환매에 응하기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 우세합니다. 투자자들은 최근 하락장에서도 환매보다는 이를 저가매수의 기회로 활용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이번에도 위기를 기회를 활용하고자 하는 투자자들이 있을 것으로 파악됩니다. 현재 지수 1600 이하 구간은 국내 기업들의 펀더멘털 등을 감안하면 저 평가 구간이라는 사실은 대부분이 인정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다음은 환매에 응하더라도 손실이 조금 만회되고 원금 수준에 이르러야 심리적으로 환매에 응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입니다. 손실이 크면 도리어 환매보다는 원금 회복에 대한 강한 욕구가 심리적으로 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하락보다는 지지부진한 장 상황이 이어지다 지수가 반등하기 시작해 1800선에 이르면 도리어 환매 물량이 나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오히려 지금보다 그 구간이 더 위험하다는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현재 투자자들의 손실은 어느정도로 파악되는가? 모든 투자자들의 투자시점이 다르고 또 적립식이나 거치식 등 투자방법도 모두 달라 일괄적으로 얼마의 손해를 보고 있다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일단 펀드 평가사들에서 발표하는 거치식 투자 기준의 평균 수익률을 참고할 수 밖에 없는데 성장형 주식형펀드의 경우 최근 한달 수익률은 -11%를 기록했고 3개월은 20%에 가까운 손실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1년 수익률은 32%로 거치식 투자를 기준으로 1년 전쯤 투자를 시작했다면 수익을 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하지만 계좌수를 기준으로 80%에 이르는 투자자들이 적립식 투자방법을 사용하고 있어 조금 전에 말한 거치식 기준보다는 소폭이지만 손실을 줄였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과감한 환매도 투자라는 말을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어떻게 해야하나. 흔히 일반적인 주식 투자에서는 손절매라고 하는데 일견 타당성이 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적립식펀드에서 손절매는 의미가 없습니다. 일단 중장기 투자를 기준으로 전략을 수립한데다 환매를 했을 경우 투자기간이 길지 않다면 환매수수료 등이 있어 손실을 키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펀드 투자라는 게 이처럼 시장이 어려울 때 대응하기 힘든 일반일들이 전문가에게 적절히 대응해 주라는 의미에서 만들어 진 것인데 시장 흐름에 일희일비 한다면 그것도 펀드 투자의 의미와는 조금 상반되는 것 같습니다. 더구나 급락하자마자 수익률 하락과 추가 급락에 대한 두려움에 환매에 응한다면 향후 기술적 반등 구간에서의 회복을 맛 보지 못하고 환매를 하게 돼 후회하는 경우가 발생할 지도 모릅니다. 전문가들이 말한 지지선 1700이 무너지고 1600이 다시 무너지면 심리적인 불안감에 쌓일 수밖에 없지만 냉정하게 시장을 바라본다면 비이성적인 수급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조금 더 긴 호흡을 가지고 유연하게 대처한다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김치형기자 chkim@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