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기업, 아시아 기술인력 확보전
일본의 주요 제조업체들이 아시아 기술인력 확보에 발벗고 나섰다.단카이(團塊·일본의 전후 베이비붐) 세대의 정년 퇴직과 인구 감소가 맞물리면서 발생한 기술 인력난을 타개하기 위한 전략이다.특히 아시아 기술인력은 일본 기술자에 비해 임금 수준이 절반 이하여서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닛산자동차 혼다 히타치건설기계 등 일본의 자동차ㆍ기계 제조업체들은 최근 중국 및 동남아시아 등지에 기술개발센터를 잇따라 설치하고,현지에서 기술인력 채용을 크게 늘리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8일 보도했다.

닛산은 인도와 베트남에서 앞으로 3년 내 4000명의 기술자를 신규 채용해 해외 기술인력 비율을 현재의 두 배인 40%로 올릴 계획이다.이 회사는 현재 전 세계에 2만명의 기술자를 보유하고 있다.그 중 해외 기술인력은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약 20%에 달한다.

日기업, 아시아 기술인력 확보전
닛산은 다음 달 중 인도에서 약 300명의 기술자를 확보,기술개발센터를 가동할 계획이다.이곳에서는 현지에서 생산 판매하는 자동차의 차체나 부품은 물론 일부 소프트웨어도 개발하게 된다.현지 생산이 본격화되는 2010년 초에는 기술개발센터의 인력을 2000~3000명으로 늘릴 방침이다.

베트남의 경우 현재 600명인 기술인력을 3년 내 2000명으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멕시코에서도 현지 기술자를 약 300명에서 1000명으로 증원할 계획이다.

도요엔지니어링은 지난 2년간 인도의 플랜트 설계회사 인원을 1000명 늘려 총 1800명 체제를 갖췄다.조선회사인 IHI는 해외에선 처음으로 베트남에 선박설계회사를 설립해 일본에서 건조하는 상선의 일부 설계를 이곳에 맡기고 있다.

스즈키자동차는 3년 후 인도의 기술인력을 현재의 2.5배인 1000명으로 증원,아프리카 시장 등을 겨냥한 자동차를 개발할 계획이다.자동차 부품업체인 덴소는 필리핀에서 자동차 제어용 소프트웨어 기술자 약 110명을 올해 안에 확보할 예정이다.

이처럼 일본 기업들이 해외 기술자 확보에 나서고 있는 것은 단카이세대의 정년 퇴직이 지난해부터 본격화됐고,저출산 등으로 국내에서 필요한 기술인력을 확보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특히 아시아의 기술인력은 임금이 일본 기술자의 절반에도 못 미치지만 교육 수준이 높아 일본 기업들이 선호하고 있다.

경제산업성 조사에 따르면 1996년 일본 제조업체의 해외 인력 고용 규모는 130만명 수준이었다.그러나 작년 9월 말 현재 2.5배인 320만명으로 늘었다.그 중 아시아 인력이 70%를 차지한다.미국 유럽 등의 기업도 아시아 신흥국에서 기술자 확보에 나설 움직임이어서 기술인력을 둘러싼 국가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망했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