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위 입법의원과 관계없다" 해명

새 정부 초대 총리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한승수 유엔 기후변화특사는 25일 자신의 총리 내정설에 대해 극도로 말을 아꼈다.

자신이 유력 후보군 3배수에 포함돼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최종 발표하기 전까지는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듯 시종일관 `신중모드'를 유지했다.

한 특사는 이날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총리 내정설에 대해 "언론에서 자꾸 그러는데 아직 잘 모른다"면서 "확정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기자들을 만날 때마다 "유구무언"이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한 특사는 그러나 자신의 국가관이나 경제관 등에 대한 질문에는 비교적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지금 국제적으로 경제여건이 상당히 좋지 않다"면서 "그런 가운데 경제성장을 하는 게 중요하고 그걸 잘해내야 한다.

평소 TV 등을 통해 보면 당선인도 그런 점을 잘 이해하고 있고 의지가 강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유엔총회 의장을 했고 189개국 대사들과도 원활한 관계를 유지했다"면서 "외교는 그냥 영어만 잘 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사람의 심리를 아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특사는 특히 일각에서 자신의 국보위 참여 전력을 문제 삼고 나선 데 대해 "그게 억울한 측면이 있다"면서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직후 내가 서울대 교수를 하고 있었는데 그때 국보위 비상사태대책위 재무분과에 있었다.

입법의원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입법의원은 비대위가 생긴 뒤 나중에 생겼는데 나는 비대위가 해산되면서 임무를 끝냈다"면서 "입법의원과는 관계가 없고, 2000년 국회에서 5분 간 거기에 대한 해명발언도 한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국보위 참여 자체에 대해선 "양심적으로 고민도 했지만 국가를 위해 한 것"이라면서 "그때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4% 였고 물가도 30%나 뛰어 IMF (외환위기) 때보다 (위기가) 심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한 특사는 재산 규모에 대해선 "내가 공직자로 오래 생활을 했기 때문에 문제가 별로 없다"면서 "재산은 내가 사는 집과 고향(춘천)에 땅이 있는데 일전에 한번 그쪽 시세를 물어보니 평당 242원이라고 하더라. 땅은 2만평인데 돈은 얼마 안 된다"고 말했다.

병역문제에 대해서도 "3년 8개월 동안 (장교로) 복무했고 자식들도 병역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이광빈 기자 lkb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