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미국의 경기침체가 가시화되면서 전세계적으로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 경제도 이 같은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겠지만 구체적 전망에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린다.세계적인 금융회사인 UBS와 골드만삭스도 올해 한국 경제에 대해 정반대 전망을 내놨다.

UBS는 25일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4.3%에서 3.6%로 낮추면서 한국에 대한 전망치도 4.1%에서 3.6%로 하향 조정했다.

UBS는 "한국은 수출 증가세 둔화와 소비 부진이라는 두 가지 어려움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며 이는 미국의 경기침체로 인해 증폭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미국 유럽 일본 아시아 등에서의 국내 수요는 올해 견조하지 못한 모습을 보여 한국의 수출 증가세를 둔화시킬 것"이라고 예상했다.UBS는 "가계 부채 수준이 가처분소득의 146%에 달하며 이는 국내 수요,특히 소비의 둔화를 불러올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골드만삭스는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5%로 전망하면서 "미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0.8~2%로 낮아졌지만 우리는 여전히 한국 경제에 대해 시장 전망(4.9%)보다 다소 높은 5% 성장을 낙관한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고유가와 대출 둔화에도 불구하고 민간 소비가 올해 내내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투자도 크게 호전될 것이라고 밝혔다.다만 수입 증가로 인해 무역수지는 둔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전문가들도 현재 상황에서는 긍정적 변수와 부정적 변수가 혼재돼 있는 만큼 당분간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 경기침체로 인한 세계 경제둔화가 예상보다 심각한 것은 맞지만 국내 내수 자체가 회복 사이클을 타고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며 "수출 둔화를 내수가 얼마나 받쳐주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새정부의 신성장정책의 효과와 세계 경제 불안요인 중 어느쪽 영향이 더 크냐가 문제"라며 "1분기가 지나봐야 상황을 뚜렷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미국 서브프라임 부실 사태 등 대외 불안요인이 있겠지만 경제에 대한 충격이 과거처럼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재형 기자 j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