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어제 속보치를 통해 지난해 우리나라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4.9%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당초 전망치를 웃돈 결과이고 보면 결코 나쁜 성적은 아니다.하지만 우리 경제의 저성장 기조(基調)가 굳어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는 여전하다.

작년 실질 GDP 성장률이 예상을 웃돈 것은 4분기중 제조업 생산과 수출이 호조를 보인 데 크게 힘입었다.특히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5%나 늘었고 연간으로도 12.1%의 견조한 증가세를 이어갔다.이에따라 4분기 실질 성장률이 5.5%에 이르러 전체 성장률을 견인했다.

하지만 실질 GDP 성장률은 2006년(5%)을 제외하곤 최근 줄곧 5%를 밑돌고 있어 선진국 문턱도 넘지 못한 채 저성장의 함정에 빠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크다.게다가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교역조건이 나날이 악화되고 있어 우려를 한층 가중시킨다.실제 교역조건 변화에 따른 실질무역 손실액이 4분기중 21조6000억원에 달해 3분기보다 크게 확대됐고 실질 국내총소득(GDI) 성장률은 대폭 둔화(鈍化)됐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다.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여파로 세계경제가 눈에 띄게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탓이다.미 정부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대규모 경기부양책과 대폭적 금리인하 조치를 취했지만 경기흐름을 되돌려 놓을 수 있을지는 대단히 불투명하다. 올 성장률 목표 6% 달성이 결코 만만치 않다는 뜻이다.따라서 새 정부는 정부조직 개편 등의 현안을 조속히 마무리해 정권교체기의 진통을 최소화하고 경제 성장을 위해 국가적 역량을 모아가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현 정부와 국회 등도 협조를 아껴선 안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