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 반등에 힘입어 글로벌 증시가 빠르게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증시도 사흘째 반등하고 있다.

그러나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증시가 바닥을 확인했냐를 두고는 의견이 전문가들의 엇갈리고 있다.

◇ "섣부른 바닥 판단 이르다"

전용수 부국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5일 "지금 미국시장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를 흔들고 있는 주요 이슈는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미 경기 침체에 대한 불안감"이라며 "이미 미국 경기 둔화와 금융경색 진행이 시작된 지금 금리인하와 경기 활성화 대책 등이 효과를 발휘하려면 좀 더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고 이 영향이 이머징 시장에 영향을 미치리라는 것이 시장의 반응"이라고 밝혔다.

전 센터장은 "국내 증시도 이런 변수에서 당연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며 "여전히 국내 증시 주변의 유동성은 풍부하고 기업들의 실적도 양호하지만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점차 커지고 있어 누구도 과감한 매수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증시의 하락폭이 크지만 여전히 경기와 금융경색에 대한 불안감이 남아 있는 한 상승세 전환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설명이다.

전 센터장은 "단순히 많이 빠졌다는 것만으로 바닥을 논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며 "이런 불안한 국면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 목표 수익률을 낮추고 철저히 실적에 비해 저평가된 기업들을 노린다면 하락은 또다른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 "서서히 바닥권 징후 드러나"

그러나 미국 증시 따라가기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증시도 바닥권 징후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현정환 유화증권 투자분석팀장은 "바닥권 설정을 두고 재차 하락을 외치는 비관론과 바닥을 확인했다는 낙관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며 "그러나 반등폭이 커지고 반등이 지속되다 보면 그제서야 그 시점이 바닥이었다는 것이 사후에 확인되기 때문에 진바닥은 시간이 지나봐야 정확히 알 수 있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바닥권 징후가 몇가지 나타나고 있다고 현 팀장은 주장했다.

그는 "구체적인 수치가 아니고 증시 주변의 일련의 현상들이 바닥권을 알리고 있다"며 "정부 당국의 증시안정화 대책이 자주 거론되면 바닥권이 다가온다는 점도 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그만큼 단기 낙폭이 크고 위기감에 투매 등의 양상이 반복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또 기업들의 실적 하향 의견과 투자의견 하향이 늘어나기 시작하고, 개인매도/기관매수의 구도가 이어진다는 점도 바닥권 징후로 꼽았다.

개인들은 공포심에 주식을 던지면 기관들은 저가매수를 이어가며 매물소화에 나선다는 것.

현 팀장은 "이외에도 장중 변동성이 커진다던가 일별 변동성이 커지는 경우도 바닥권 신호"라며 "변동성을 거치면서 점차 악재가 주가에 반영돼 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