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매도세가 연일 지속되고 있다.

올 들어서만 7조원이 넘는 외국인 자금이 이탈했다.

일각에서는 국내 증시의 매력도가 그만큼 떨어진 결과로 해석한다.

중국,인도,동남아 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대수익률이 낮아 국내 증시를 떠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들의 시각대로라면 외국인 매도세는 의외로 오래갈 수도 있다.

하지만 최근의 외국인 매도세는 우리 뿐만 아니라 아시아 전역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또 외국인 매도세의 50% 정도는 미국계다.

이는 투자 대상국의 매력도보다 서브 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 대출) 부실에 따라 '펀드 런(fund run)'이 발생하자 미국계 금융사들이 기존의 투자한 자금을 회수하는 디레버리지 현상으로 봐야한다.

대부분의 펀드들은 원금까지 손실을 보는 펀드 런이 발생하면 투자자로부터 원금을 보전해 달라는 최후 통첩(margin call)을 받는다.

펀드들은 투자자들의 신뢰 확보를 위해 마진 콜에 즉각 응해야 한다.

슈퍼 리치를 고객으로 둔 펀드들은 더욱 그렇다.

만약 이 요구에 응하지 못하면 시장에서 퇴출 당하게 된다.

펀드들이 이 국면에 처하면 증거금을 보전하는 방식을 통해 시장에서 신뢰를 유지한다.

디레버리지가 나타나는 이유다.

디레버리지란 펀드들이 자신들의 고객으로부터 마진 콜을 당하면 증거금 부족분을 보전하기 위해 기존에 투자해 놓은 자산을 회수하는 행위다.

만약 금리가 상승국면에 있거나 유동성이 부족할 경우 이 과정에서 신용경색(credit crunch) 현상이 발생해 주가와 부동산값이 폭락하면서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에 커다란 충격을 준다.

작년 하반기 이후 서브 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로 투자원금 손실이 발생한 펀드들은 유동성이 풍부한 아시아 시장에서 기존에 투자한 자금을 우선적으로 회수하고 있다.

이런 상황들을 감안하면 국내 증시에서 나타나는 외국인들의 매도세는 우리 경제의 매력도와는 크게 상관이 없다.

오히려 슈퍼 리치들은 시장 경제와 성장 우선,친기업 정책을 지향하는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우리 경제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따라서 서브 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따른 유동성 부족 문제가 어느 정도 풀리면 외국인 자금이 되돌아 올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 시기를 쉽게 점칠 수 없지만 예측기관들은 올 하반기 이후에는 가능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

한상춘 객원 논설위원·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부소장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