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환율이 단기 급등락하면서 은행권 환위험 헤지(회피)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은행들은 중소기업 등 고객들의 환위험 관리에 대한 문의가 많아지면서 관련 상품의 확대와 서비스 강화에 나서고 있다.

2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작년 10월말 장중 800원대로 떨어진 이후 상승세로 돌아서 지난 22일 954원선까지 급등하기도 했지만 이튿날 장중에는 미국의 금리 인하 여파로 946원선까지 곤두박질치는 등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작년 7월 9년10개월만에 최저치인 100엔당 740원대로 떨어졌던 원.엔 환율도 최근 100엔당 900원에 근접하는 급등세를 보이면서 2년3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같은 환율 급등락으로 수출입업체의 환위험 관리에 대한 문의가 폭주하면서 은행들은 환위험을 헤지할 수 있는 상품을 소개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수출입은행은 작년 4월부터 외화 차입 때 만기 시점에 원화로 상환할 금액을 미리 고정하는 환율 고정부 대출 제도를 시행하는 등 다양한 환위험 헤지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원.엔 환율이 급등하면서 엔화환율 고정부 대출이 주로 판매됐으며 작년 4월 이후 연말까지 실적은 10억3천500만엔에 달하고 있다.

대출기간 중 대출통화를 달러화나 엔화 또는 원화로 전환할 수 있는 선택권을 고객에게 무료로 부여한 통화전환옵션부 대출은 2005년부터 시행하고 있으며 작년 774개사 2조7천135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별도의 증거금이나 수수료 없이 선물환거래를 할 수 있는 선물환 헤지서비스는 작년 4월 시행한 이후 연말까지 31건 6천8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밖에 작년 3월 기존의 `EXIM 컨설팅센터'를 확대 개편해 개소한 `해외진출컨설팅센터'와 해외투자. 국제법률 등의 분야별 행내.외 전문가 152명으로 구성된 풀(Pool)을 통해 해외진출 고객에게 1천9건의 원스톱(one-stop) 컨설팅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했다.

아울러 지난해 환위험 관리를 위한 세미나를 9차례나 개최해 138개 기업에 환위험 관리 필요성과 방법을 강의했다.

외환은행은 2006년 5월부터 중소기업 환위험 관리용 `헤지 마스터(Hedge Master)'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23일 현재 2천221개 업체를 회원사로 두고 있다.

이 서비스는 외국환거래에 따른 환위험 노출은 많지만 자체적인 환위험 산출과 관리에 자신이 없는 기업에 환율변동에 따르는 보유기간별, 통화별, 거래종류별 환위험을 알려주고 수출입업체가 실질적으로 환위험 회피를 위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미래예측환율 등 각종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우리투자증권, 중소기업진흥공단과 공동으로 외환거래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의 환위험 관리를 지원하고 있다.

선물환거래 계약이행 보증금과 거래수수료 인하를 통해 중소기업의 부담을 완화시킨 우리은행의 중소기업 환위험 관리시스템에는 477개 업체가 가입해 있으며 작년 거래실적은 197개 업체, 11억6천900만달러를 기록했다.

하나은행은 환율변동 예측에 따라 유리한 통화를 개별 또는 복수로 대출받은 뒤 도중에 외화와 원화대출간 전환도 자유로운 하나프리커런시론을 판매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원.엔 환율 급등으로 엔화 대출 고객의 환차손이 우려될 경우 거래 영업점에서 헤지방안을 상담할 수 있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SMS) 발송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선물환과 FX 옵션을 활용한 합성선물환, 금리.통화 스와프거래, 원자재 파생상품 등을 추천하고 있으며 신한은행도 선물환(Forward)과 통화스왑, 통화옵션 등을 적극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시중은행은 관계자는 "최근 환율 급변동에 따른 수출입 관련 고객들의 위험이 크게 증가하면서 고객들의 환헤지 관련 상담도 크게 늘었다"며 "최근의 환율 움직임의 특징이 변동폭은 크지만 방향은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레버리지(지렛대) 효과를 노린 공격적인 헤지 상품보다는 헤지의 기본원칙을 중시하는 상품을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harris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