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들이 꼬치ㆍ순대 등 길거리 음식을 상품화하면서 영역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밥ㆍ컵라면 등에 이어 길거리 먹을거리의 터줏대감인 동네 분식점에 도전장을 내민 것.편의점 선진국인 일본에선 오뎅ㆍ김밥 등 일명 '프레시푸드'(fresh food) 매출이 전체 매출의 약 30%를 차지하는 데 반해 국내 편의점은 동네 분식점의 낮은 음식가격대에 밀려 전체 매출의 10%에도 못 미치는 형편이다.

GS25 등 주요 편의점들은 맛과 저렴한 가격ㆍ철저한 위생관리 등을 무기로 한 길거리 음식 제품을 선보이며 프레시푸드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GS25는 최근 순대로 짭잘한 재미를 보고 있다.이달 들어 업계 처음으로 내놓은 찰순대(180g)와 찹쌀순대(180g) 두 제품이 하루 평균 각각 400만원 가까이 팔리며 한 달도 안 돼 어묵에 이어 즉석식품 판매 2위로 껑충 올라선 것.

두 상품은 각각 2000원으로 비싼 가격은 아니지만 천안ㆍ함경도와 더불어 순대로 유명한 경기도 용인의 대표 순대 브랜드 백암순대 맛을 재현했다.용인에서 11년째 전통 순대만 만들어 온 이내식품으로부터 육질(肉質) 1등급 수준의 돼지고기만 골라 국산 야채와 당면 등을 갈아 만든 백암순대식 편의점 순대를 공급받아 판매하고 있다.

GS25 관계자는 "순대는 길거리 음식이라 비위생적이고 싸다는 일부의 불안감을 불식시킨 덕분에 매출이 늘었다"며 "매장에서 24시간 이내 판매가 안 된 순대는 모두 폐기처분토록 해 팔다 남은 순대를 다음 날 또 파는 일부 길거리 매점과 차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이 회사는 '김치순대' 등 신상품을 이달 안에 출시해 순대 바람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세븐일레븐은 길거리 분식점을 아예 편의점 안으로 통째 옮겨놨다.점포 안에 빵과 닭꼬치ㆍ핫도그를 즉석에서 만들 수 있는 조리시설을 갖춘 것.

지난해 12월 초 출시된 '란트 핫도그(개당 1500원)'는 ㈜란트만넨유니베이크코리아란 수입사가 네덜란드에서 공수한 빵과 롯데햄에서 만든 1등급 품질의 소시지를 사용한다. 일반 핫도그 제품과 다른 점은 따로따로 매장에 들어온 빵과 소시지를 종업원이 직접 튀기고 구워내 신선도가 높다는 것.

'미드(미국 드라마)' 열풍으로 커피숍에서 즐길 수 있는 미국식 도넛 '프레즐(개당 1500원)'도 최근 나와 출퇴근시 지하철 역내 편의점에서 간단한 요기를 하려는 여성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훼미리마트는 사골떡국과 해물칼국수를 출시,분식점 메뉴에 도전하고 있다.작년 12월 출시된 두 제품은 인스턴트가 아닌 실제 쌀떡과 생면(生麵)을 사용한 이 회사의 PB(자체 브랜드) 제품.식품제조업체 송악과 손잡고 내놓은 컵용기 제품인 사골떡국(200g)의 가격은 1980원,해물칼국수(150g)는 2100원으로 일반 분식점에서 파는 음식에 비해 값도 저렴하다.

훼미리마트 관계자는 "앞으로 호떡ㆍ붕어빵 등 다양한 길거리 음식을 상품화해 팔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