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일선 < 산재의료관리원 이사장 >

"건강보험수가가 낮아 일선 병의원들이 재활치료를 기피하고 있습니다.

산업재해를 당한 근로자에게 저렴한 비용으로 양질의 재활서비스를 제공하는 한국 최고의 재활병원을 만들겠습니다."

심일선 산재의료관리원 이사장은 "1977년 탄광촌의 장성병원(태백중앙병원의 전신) 인수를 시작으로 산재환자 재활을 수행해온 공공의료기관인데도 불구하고 아직 인지도가 낮아 이용객이 적다"며 "기존 재활치료 시스템을 확충해 민간병원을 이용하는 산재환자를 끌어들이고 일반시민과 노인도 재활치료 건강검진 병후요양 등을 위해 우리 기관을 이용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초 취임해 두 달여의 임기를 보낸 심 이사장은 "산재의료관리원 산하 9개 병원이 연간 15만명에 달하는 산재 환자의 7.8% 정도만을 담당하고 있다"며 "올해를 고객만족ㆍ경영혁신 원년으로 삼아 이 비중을 1%포인트 늘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의료원은 현재 인천 대전 창원 등에서 운영 중인 재활센터를 올해는 안산 순천,내년에는 태백 동해에 신설할 계획이다.

특히 인천병원에는 오는 9월 국제수영장 기준의 수중재활치료 전문시설인 아쿠아클리닉이 들어서 뇌손상 근골격계질환 등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이 혜택을 보게 된다.

또 인천 병원은 수지접합수술,안산ㆍ순천병원은 척추질환 치료,창원병원은 근골격계질환 치료,대전ㆍ동해병원은 관절질환 치료,태백ㆍ동해ㆍ안산ㆍ순천병원은 진폐증 치료 등으로 특화해나갈 방침이다.

아울러 산재환자를 기피해온 이른바 유명 '빅5'병원들과 치료를 분담해나갈 계획이다.

심 이사장은 "지난 16일 수술 등 급성기 치료는 서울대병원에서 하고 회복과 재활은 산재의료관리원 산하 병원에서 맡기로 양측이 협약을 맺었다"며 "이를 계기로 저수가 때문에 산재환자 치료를 기피해온 다른 대형 병원들도 우리 기관과 협력체계를 구축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45명이 종사하는 재활공학연구소는 하반신마비 장애인을 위한 전자의족을 개발하는 등 국내 최고 수준의 재활용품 개발 및 의료기기 시험센터로 발돋움하고 있다.

특히 올 7월부터 시행되는 노인장기요양법에 따라 노인환자 간병에 필요한 실버용품 시장이 확대되면 연구소가 이 분야의 리더로 부상할 전망이다.

산재의료관리원은 작년 11월 말 국회에서 '산재보험법'개정안이 통과됨에 따라 오는 7월부터 간판을 '산재의료원'으로 바꿔 단다.

심 이사장은 "이름 때문에 우리 기관을 산재의료 정책을 연구하거나 산재병원을 지휘하는 정도로 인식하는 사람이 많았다"며 "앞으로 명실상부한 '병원'으로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정체돼 있던 시설투자,재활치료사업 등을 활성화하면 진료효율과 경영수지도 대폭 개선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지난해까지 약 114억원의 누적적자가 발생했으나 혁신 드라이브를 걸어 적자폭을 줄이고 72개 공공기관 중 최하위 수준인 직원들의 처우도 개선한다는 의지다.

심 이사장은 "이 같은 원대한 목표를 달성하려면 인적자원 육성이 가장 시급하다"며 "능력ㆍ성과 위주의 인사 발탁과 유능한 멀티플레이어 인재 10명 양성을 통해 이를 실현하겠다"고 다짐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