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정부조직 개편에 따라 감축될 '잉여공무원' 문제를 놓고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이명박 당선인과 인수위는 그동안 조직 개편에 따른 공무원 감축은 없다고 공언해 왔지만,정부부처 일부 기능의 민영화,직제 개편 등으로 공무원 총원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조직 통폐합에 따른 고위 공무원들의 자리가 크게 줄어 새 정부 출범 이후 공무원의 감축은 불가피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때문에 인수위 내에선 '잉여공무원 인재뱅크 설립' '공무원 퇴출제' 도입 등 여러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위 구상

인수위 기획조정분과 박형준 위원은 15일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새정부 출범 이후) 공무원 수를 점진적으로 줄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조직을 통합하면 군살이 빠질 수밖에 없다.시대에 맞지 않게 남아 있는 기능은 과감히 털어내 민간이 잘 할 수 있는 부분은 민간에,지방이 잘 할 수 있는 부분은 지방에 돌려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복되는 부처 기능을 민간ㆍ지방 등에 이관하고 해묵은 '군살(기능이 중복되는 부서 또는 공무원)'을 확실히 빼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인수위의 다른 관계자는 "부처 통폐합이 이뤄지면 기획ㆍ총무ㆍ공보 등 공통부서 인력은 남을 수밖에 없다"며 "합쳐진 2개 부처의 필요인력은 종전에 비해 10~20% 정도 줄어들고, 남아도는 인력을 다시 교육시켜 재배치하는 과정에서 인력 조정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위 내에선 이미 '공무원 감축방안'의 밑그림이 어느 정도 그려져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공무원 감축 어떻게

복수의 인수위 관계자들에 따르면 '공무원 감축안'은 크게 3단계로 검토되고 있다.

우선 현재 1300명 안팎인 고위공무원(1~3급)의 10% 이상을 줄이는 방안이다.정부 부처가 통폐합되고 대실ㆍ대국제가 도입되면 직위가 겹치는 실ㆍ국장급 고위 공무원의 정원 감소는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인수위 핵심관계자는 "직업 공무원은 신분이 보장돼 있는 만큼 정년퇴임ㆍ명예퇴직 등 자연 감소분을 최대한 활용하고, 일부부처의 기능을 책임운영기관 또는 공기업화해 감축대상 공무원을 민간에 전출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전문성이 필요한 업무의 경우 순환보직제를 사실상 폐지하는 방안도 정부 출범 이후 곧바로 시행될 전망이다.

중장기적으로 중앙행정기관 전반에 공무원 퇴출제를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인수위 측은 특히 성과관리시스템,개방형ㆍ공무직위제,성과급제,총액 인건비제 등 현행 공직자 경쟁력 강화제도를 대폭 강화해 공직사회 전반에 '성과주의' 풍토를 확산시킬 방침이다.

전문성이 떨어지거나 성과가 낮은 공무원의 경우 '잉여공무원 인재뱅크'를 설립해 적합부서에 재배치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공무원의 신규 채용규모 또한 단계별로 축소하기로 했다.

김철수/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