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실리아 "발행 중지해야"-저자 "문제없어"

프랑스의 현직 기자가 세실리아 여사에 관해 쓴 책 내용을 둘러싸고 진실공방이 벌어지는 가운데 세실리아 여사가 저자와 출판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법정 분쟁으로 비화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의 전 부인인 세실리아 여사는 9일(현지시각) 사르코지 대통령을 비난하는 내용이 담긴 이 책의 발행과 배포를 중지해 달라며 파리 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프랑스의 주간지 르 푸앵의 아나 비통이란 기자가 쓴 '세실리아, 자서전'이란 제목의 이 책은 파리에 소재한 출판사 플라마리옹사(社)에 의해 출간돼 주말에 시판될 예정이었다.

세실리아의 소송은 사르코지 대통령이 신년회견 자리에서 새 애인인 카를라 브루니와의 관계가 '진지하다'는 사실을 털어놓고 곧 결혼할 것을 암시한 직후에 제기돼 관심을 끈다.

이에 따라 세실리아는 10일 오전 파리 지방법원에 출두했으며 법원의 재판장인 안-마리 소트로는 11일 이에 대한 판결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책은 주말에 판매될 세실리아에 관한 3권의 책 가운데 한 권으로, 세실리아가 격한 어투로 사르코지의 품성과 생활방식을 비롯해 그의 측근 및 장관들을 비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프랑스 언론들이 전했다.

세실리아는 소송을 제기한 뒤 성명을 통해 "변호인들에게 나의 권리를 보호하는 데 필요한 조치는 물론 내가 한 발언에 관해 법적인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사르코지 대통령의 측근은 세실리아 여사가 책에 소개된 말을 자신이 했다는 사실을 단호하게 부인했다고 전했다.

로제 카루치 의회담당 정무차관은 "책에는 대통령이 그의 아들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소개돼 있는데, 우스꽝스럽다.

그 책은 완전히 막 나가고 있다.

판매를 중단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책을 쓴 비통 기자는 "세실리아 여사와 오랫동안 관계를 유지해오면서 공들여 만든 작품의 하나"라면서 "배포를 중단시키려는 세실리아의 결정에 깜짝 놀랐으며,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크리스토프 비조 출판사 측 변호인도 "세실리아에 관해 쓴 비통 기자의 책은 출처가 분명할 뿐 아니라 흠잡을 데가 하나도 없다"면서 판매를 중단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세실리아 여사가 사르코지 대통령에 관한 책의 배포중지 소송을 제기한 것은 이번이 두번째다.

앞서 2005년 사르코지가 내무장관으로 재직하던 당시에 세실리아는 자신이 집안에 구비된 하나의 가구에 불과한 대접을 받았다고 묘사한 책을 내려다 무산된 바 있다.

(파리연합뉴스) 이명조 특파원 mingjo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