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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자경 LG명예회장 부인 하정임 여사 별세 ‥ 조용한 내조로 LG家 '인화' 이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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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가(家)의 맏며느리로 대가족의 안살림을 맡아 '인화'의 LG를 가꾸어 내는 데 헌신해 온 구자경 LG 명예회장의 부인 하정임 여사가 9일 85세를 일기로 영면에 들었다.

    고(故) 하정임 여사는 평소 외부에 드러나지 않는 조용한 내조를 통해 LG그룹이 국내 굴지의 대기업으로 발전하는 데 기여했다.

    유교적인 가풍이 강한 LG그룹 구(具)씨가의 '안주인'으로 집안 대·소사를 직접 챙기면서 남편인 구 명예회장과 아들인 구본무 회장의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했다는 게 LG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하 여사는 1924년 경남 진양군 대곡면 단목리에서 하순봉씨와 정회남씨 사이의 3남3녀 중 장녀로 태어났다.

    고인의 집안은 대대로 이어 온 선비 집안으로 예의범절이 엄격했다.

    하 여사는 만 18세가 되던 1942년 8월 이웃 마을인 지수면 승산리에 살던 구자경 LG 명예회장과 결혼했다.

    구 명예회장의 조부모가 당시 '선비 집안의 장녀이자 한학에 뛰어난 소양을 갖춘' 하 여사를 종부(宗婦)로 삼기로 결정한 데 따른 것이었다.

    하 여사가 종부로 들어온 이후 LG가에는 기쁜 일이 이어졌다.

    결혼 2년 만인 1944년 구 명예회장이 진주사범학교에 입학했고 이듬해인 1945년에는 장남인 구본무 회장이 태어났다.

    구 명예회장과 하 여사는 이어 구훤미씨,구본능 희성그룹 회장,구본준 LG상사 부회장,구미정씨,구본식 희성전자 사장 등 4남2녀를 낳았다.

    고인은 구 명예회장과 66년을 해로하면서 평생 남편에게는 조용한 내조자,자식들에게는 인자한 어머니로서 대했다.

    특히 고인은 결혼한 이후 단 한 번도 제사를 남의 손에 맡기지 않고 제수용품과 제례음식을 손수 준비하는 등 구(具)씨가의 종부 역할에 충실했다.

    동업 관계로 출발한 구(具)씨와 허(許)씨 양가 화합에도 힘썼다.

    LG그룹 관계자는 "하 여사는 집안 내 화목뿐 아니라 허씨 집안의 대·소사가 있으면 일일이 챙기는 등 범(汎) LG가의 화목을 위해서도 최선을 다했다"고 전했다.

    이런 하 여사에 대한 구 명예회장의 사랑도 지극했다.

    구 명예회장은 2001년 희수(喜壽.77세) 기념식에서 "지난 60년간 묵묵히 내조해 준 집사람에게 정말 고맙고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말을 하고 싶다"면서 "평생 가슴에 품어 오면서도 쑥스러워서 차마 못했던 고백을 이렇게 표현하고 나니 가슴이 후련하다"며 각별한 애정을 표현했다.

    장남인 구본무 회장도 2002년 구 명예회장과 하 여사의 회혼례에서 "엄격한 가르침과 따뜻한 사랑으로 자식을 바르게 키우는 부모의 모습을 엄부자모(嚴父慈母)라 하는데,아버님과 어머님께서 그런 가정 교육으로 우리 여섯 남매를 길러 주셨다"고 존경의 뜻을 표했다.

    이날 하 여사의 별세 소식을 들은 LG그룹 한 임원은 "고인이 보여준 남편과 자식들에 대한 사랑이 LG그룹 발전의 초석이 됐을 뿐더러 그룹이 어려운 시기에는 든든한 버팀목이 돼 주셨는데…"라며 안타까워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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