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최근 교육 개혁을 위한 로드맵을 발표한 가운데 코스닥 상장사들이 사교육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기존 교육 업체들도 사업 영역을 확대하며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어 교육 업체들이 난립하는 양상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새 정부의 교육 정책으로 인해 사교육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에는 대체로 동의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교육사업도 본격적인 기업화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며 대형업체 위주로 선별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교육시장 확대..잇단 진출 '붐'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며 덱트론은 국내 최대 편입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I.B김영 주식 15만주(지분율 25%)를 취득하는 내용의 양 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덱트론은 I.B김영이 추진하는 유상증자에 참여해 신주를 인수하는 한편, 이 회사 최대주주 김영택 회장의 지분을 인수하는 구주취득 방식도 병행할 예정이다.

덱트론은 지분 취득에 필요한 자금 확보를 위해 이날 최대주주 등이 포함된 3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방식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회사측 관계자는 "기존의 평판TV 관련 사업이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해 신규 사업을 모색해 왔다"면서 "향후에도 사업 다각화를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덱트론과 주식 양수도 양해각서를 체결한 I.B김영은 지난 1977년 설립된 대학 편입교육 기업이다. 전국에 30여개 학원을 운영중이며, 최근에는 의치학 전문대학원 입학과 미대편입 등 특수학과 편입시장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기존 교육업체들의 사업 확장도 잇따르고 있다.

학원 프랜차이즈와 초ㆍ중ㆍ고 교육프로그램 개발을 주된 사업으로 하는 디지털대성은 로스쿨 교육 사업에 뛰어들었다. 김영입시학원과 합작으로 신규 법인인 '프리로스쿨'을 설립키로 한 것. 디지털대성은 10억원을 출자해 신규 법인 지분 40%를 확보하 기로 했다.

지난해 에이스일렉트로닉스를 통해 우회상장한 공무원 시험 교육업체 이그잼도 로스쿨 사업을 하는 팰스연구소를 에스이일렉의 계열회사로 편입시키기로 했다. 팰스연구소는 로스쿨 입학시험(LEET) 이외에도 의ㆍ치학전문대학원 입학시험(MEET, DEET), 행정ㆍ 외무고시 1차 시험, 공직적격성평가(PSAT) 등의 준비를 위한 교육 콘텐츠를 제공할 예정이다.

◆해외 시장에도 진출…케이앤웨이브 中ㆍ글로웍스 美 진출

케이앤웨이브는 국내가 아닌 해외 교육사업에 진출한다. 이 회사는 지난 8일 중국의 공청단과 합작해 현지에 '중청이쉬에앙'이 라는 교육 업체를 새로 설립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18억8600만원을 투자해 지분 49%를 보유하게 된다.

이 법인은 국공립 명문학교의 현직 교사와 베이징대학, 칭화대학 등에 재학중인 학생을 강사로 채용해 온라인 교육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캐에앤웨이브 관계자는 "사업 첫 해인 올해 1100억원의 매출을 올린 뒤 향후 3년간 매년 30% 이상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웍스는 기존의 어학 학습기와 교재 사업을 기반으로 미국 교육사업에 진출키로 했다. 글로웍스는 지난해 12월 미국의 교육 전문 카운셀링 업체 크리에이븐과 전략적인 제휴 관계를 맺기로 합의했다.

크리에이븐은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유학 서비스 업체 카디널USA와 SAT 학원 마젤란아카데미, 동부 뉴저지에 있는 EMI학원 등을 사업 파트너로 하고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글로웍스는 또 미국 대학진학 전문 컨설팅 업체인 '아이비드림 교육센터'를 신설키로 하고 10여명의 전문 연구위원 을 영입할 예정이다. 체계화된 미국 대학 입학 정보가 부족해 시장성이 충분한 것으로 회사측은 보고 있다.

◆교육업체, 본격적인 기업화 전망

송흥익 대우증권 연구원은 향후 교육시장에 대해 "시장 원리가 도입되면 경쟁은 불가피할 전망이며 사교육의 중요성 또한 강조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이달 초 발표한 △대입제도 개편(3단계 대입 자율화 방안, 등급제 보완) △고교다양화 300플랜(고등 교 육의 다양성 확보) △초중고 학력평가 결과 공개(학교순위표 제도 도입) △초등 영어교육의 조기화 등의 대책이 사교육 시장의 파이를 더욱 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는 "교육 정책이 개편안 대로 진행되면 고교 등급제 등 3불 정책은 사실상 폐지되고 영어 교육도 초등학교 1학년부터 조기 실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 연구원은 "지난 2006년부터 외국 자본을 중심으로 대규모 자금이 국내 사교육 시장에 투입되고 있어 국내 사교육 산업은 본격적인 기업화가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