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교육개혁의 빛과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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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당선인의 공약에 따라 100개의 자율형 사립고가 생기고 특수목적고 설립에 대한 규제가 풀려 외국어고 과학고의 숫자까지 늘어나면 '엘리트고교' 간 경쟁이 한층 치열해 지게 됩니다."(서울 한영외고 교장)
교육인적자원부의 인수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차기 정부의 교육개혁 윤곽이 드러난 다음 날인 3일.겨울방학 중인데도 불구,서울 한영외고는 교사들을 소집해 '경쟁력 강화 태스크포스팀(TF)'을 꾸렸다.
이 학교 교장은 "앞으로 다가올 '외고 무한 경쟁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서둘러 TF팀을 구성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차기 정부의 교육개혁에 대한 일선 교육현장의 반응을 듣기 위해 전화를 걸었던 기자는 자율을 얻은 '기쁨'과 동시에 경쟁에 대한 '스트레스'를 함께 느낄 수 있었다.
'고교 춘추전국시대'의 도래가 불을 보듯 뻔하다는 게 학교 관계자들의 공통된 분석이었다.
인수위의 발표처럼 정보공개법이 강화되면 개별 학교의 학력 수준이 만천하에 공개된다.
'3불(대입에서 본고사,기여입학제,고교등급제 금지)' 중 하나였던 고교등급제까지 허용되면 고교의 서열이 매겨진다.
경쟁력 있는 학교는 우수학생을 유치하고,반대로 기피학교는 퇴출되는 구조가 굳어질 것이라는 뜻이다.
대학들도 '기대 반 우려 반'의 반응을 보였다.
박유성 고려대 입학처장은 "방향은 옳다.
하지만 어떻게,얼마나,언제 자유를 줄지 정해지지 않아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관치를 받아왔던 대학이 관치의 잔상을 얼마나 빨리 지울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황규호 이화여대 입학처장은 "이제서야 정부와 대학이 생산적인 논의를 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됐다"며 "하지만 " 입학 정책은 지속성이 전제돼야 하기 때문에 급작스런 변화가 있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30년 만의 '교육대수술'을 앞두고 고교와 대학들은 학교자율에 중점을 둔 개혁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한 목소리로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자율에는 책임이 반드시 뒤따른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자율과 방종을 혼동해 또 다시 정부의 규제를 불러오는 우를 범하지 않길 바랄 뿐이다.
성선화 사회부 기자 doo@hankyung.com
교육인적자원부의 인수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차기 정부의 교육개혁 윤곽이 드러난 다음 날인 3일.겨울방학 중인데도 불구,서울 한영외고는 교사들을 소집해 '경쟁력 강화 태스크포스팀(TF)'을 꾸렸다.
이 학교 교장은 "앞으로 다가올 '외고 무한 경쟁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서둘러 TF팀을 구성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차기 정부의 교육개혁에 대한 일선 교육현장의 반응을 듣기 위해 전화를 걸었던 기자는 자율을 얻은 '기쁨'과 동시에 경쟁에 대한 '스트레스'를 함께 느낄 수 있었다.
'고교 춘추전국시대'의 도래가 불을 보듯 뻔하다는 게 학교 관계자들의 공통된 분석이었다.
인수위의 발표처럼 정보공개법이 강화되면 개별 학교의 학력 수준이 만천하에 공개된다.
'3불(대입에서 본고사,기여입학제,고교등급제 금지)' 중 하나였던 고교등급제까지 허용되면 고교의 서열이 매겨진다.
경쟁력 있는 학교는 우수학생을 유치하고,반대로 기피학교는 퇴출되는 구조가 굳어질 것이라는 뜻이다.
대학들도 '기대 반 우려 반'의 반응을 보였다.
박유성 고려대 입학처장은 "방향은 옳다.
하지만 어떻게,얼마나,언제 자유를 줄지 정해지지 않아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관치를 받아왔던 대학이 관치의 잔상을 얼마나 빨리 지울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황규호 이화여대 입학처장은 "이제서야 정부와 대학이 생산적인 논의를 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됐다"며 "하지만 " 입학 정책은 지속성이 전제돼야 하기 때문에 급작스런 변화가 있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30년 만의 '교육대수술'을 앞두고 고교와 대학들은 학교자율에 중점을 둔 개혁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한 목소리로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자율에는 책임이 반드시 뒤따른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자율과 방종을 혼동해 또 다시 정부의 규제를 불러오는 우를 범하지 않길 바랄 뿐이다.
성선화 사회부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