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일본에서 귀국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사실상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물론 사회봉사명령을 수행하기 위해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나름대로 틈틈이 경영 구상에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 회장의 올해 경영 화두는 단연 '글로벌'.이는 지난해 김 회장이 태국 방콕에서 해외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계열사 사장,임원 등 50여명과 함께 '해외 사업 진출 전략회의'를 통해 수립한 것이다.

한화는 이에 따라 올해부터 그룹 전체 매출의 10% 수준인 해외 매출 비중을 2011년까지 40%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그룹 관계자는 "2008년은 한화의 글로벌 경영이 구체화하고 결실을 맺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연 회장의 경영 화두는

한화는 올해를 글로벌 경영 성과 가시화의 '원년'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김 회장의 '컴백'과도 맞물린다.

그동안 보복 폭행 사건 여파로 김 회장이 공식 활동을 자제하면서 한화의 글로벌 경영은 사실상 올스톱됐다.

하지만 김 회장이 귀국 이후 사회봉사명령 수행을 마치면 본격적인 경영활동이 가능할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김 회장은 최근 ㈜한화,한화건설 등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직 복귀 시점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때가 되면 하지 않겠냐"며 본격적인 경영활동이 임박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한화는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해외 진출을 위해 선진시장 외에도 상대적 우위를 갖고 진출이 가능한 아시아 및 유럽 지역의 이머징 마켓을 중심으로 4개 권역(동유럽,중앙아시아,중동,동남아시아)을 규정했다.

다시 각 권역별로 11개국을 우선 검토 지역으로 지정,현지를 방문해 사업 타당성 검토를 실시하고 있다.

◆글로벌 프로젝트 매듭

한화는 올해 투자 규모를 지난해보다 두 배 정도 늘릴 계획이다.

지난해 투자 규모는 1조5400억원.김 회장은 "올해는 R&D(연구ㆍ개발) 투자를 지난해보다 100% 가까이 늘릴 것"이라며 "M&A(인수ㆍ합병) 등 해외 투자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한화 L&C(옛 한화종합화학)는 이미 지난해 말 자동차부품 소재를 생산하는 미국의 아즈델사(社)의 지분 100%를 사빅 이노베이티브 플라스틱(옛 GE플라스틱)과 PPG인더스트리로부터 6500만달러에 인수,본격적인 해외 사업의 길을 텄다.

한화 L&C는 아즈델사의 영업 네트워크를 활용해 북미시장 및 외국계 멀티내셔널자동차 회사들과의 거래를 확대하고,총 1500억원을 투입해 2008년 말까지 체코 오스트라바에 자동차 부품 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

한화는 이번 한화 L&C의 M&A를 시작으로 잇따라 글로벌 M&A를 성사시킨다는 방침이다.

한화석유화학은 기존 석유화학사업 부문에서 강점을 살려 해외 업체들과의 합작 등을 통해 해외 현지 생산거점을 확보하기로 했다.

㈜한화는 최근 항공기부품 1억달러 수출 달성을 계기로 내년에도 항공기부품 사업 분야에서 국제적인 신뢰를 구축할 계획이다.

한화건설은 유가 상승에 따라 세계 경제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동지역의 플랜트사업 확대에 역량을 집중하는 한편 국내 주택건설 위주로 형성돼 있는 사업구조를 다각화해 국제적인 건설회사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또 금융부문에서는 대한생명이 중국 베이징에 사무소를 개소하고 중국 보험시장 진입을 위한 본격적인 검토에 들어갔다.

한화증권은 이미 상하이에 사무소를 개설하고,중국 최대 증권사인 해통증권과 포괄적 업무 제휴 계약을 체결해 아시아 최대 시장인 중국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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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 글로벌 프로젝트 추진현황 >

한화 L&C : 미국 아즈델사(社) 인수 완료
자동차부품 글로벌 네트워크 마련
한화석유화학 : 사우디 석유화학 합작사업 추진
㈜한화 : 미국 항공기 부품회사 인수 추진
한화건설 : 해외 엔지니어링 기업 인수 추진
한화증권 : 카자흐스탄 내 합작 증권사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