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은 지난해 7월 지주회사 체제 출범과 함께 '제3의 창업'을 선언하고 나섰다.

내수 위주의 사업구조를 글로벌형으로 바꾸기 위해서다.

SK는 새로운 창업 정신을 다지기 위해 올해 경영 화두를 △성장 △글로벌 △행복 등으로 잡았다.

이는 SK의 브랜드 가치를 극대화하는 동시에 행복추구 경영을 지속한다는 경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비전이기도 하다.

이 같은 SK의 변신 노력은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SK는 지난해 매출 73조원 및 투자 7조원을 달성했다.

올해도 계열사별로 5~10%의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제3의 창업' 기반 다진다

최태원 SK 회장은 '제3의 창업' 기틀을 다지기 위해 그룹 전 계열사를 글로벌 메이저 기업으로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는 화두를 던졌다.

이를 위해 최 회장은 3대 가치경영으로 △기업가치 경영 △주주가치 경영 △사회적가치 경영 등의 개념을 제시했다.

최 회장은 지난해 말 열린 CEO세미나에서 "지주회사 출범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인 만큼 각 사별로 책임 경영을 강화하고 지속적인 경영 성과가 날 수 있도록 시스템 경영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특히 지주회사 출범을 통해 SK를 진정한 글로벌 메이저 기업으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복안이다.

각 계열사 조직이나 사업체계도 수출 주도형으로 바꿔 나갈 방침이다.

SK는 지주회사 전환과 함께 주력 계열사의 수익구조도 모두 재편했다.

글로벌 수익을 내는 구조로 '세대교체'를 시도한 셈.SK에너지 SK텔레콤 SK네트웍스 등 주요 3개 계열사의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통적인 사업영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석유(정제)=SK에너지','휴대통화=SK텔레콤','무역=SK네트웍스'라는 기존 등식이 깨지면서 성장을 이끄는 신성장 동력이 바뀌고 있다는 얘기다.

올해도 SK는 최 회장의 글로벌 성장 전략에 따라 설비 고도화 등 대규모 투자를 통한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SK에너지는 지난해 해외 사업을 진두지휘하기 위해 신설한 해외 법인인 'SKI(SK International)'와 CEO(최고경영자) 직속 체제로 바꾼 중국본부의 조직 효율화 등에 주력할 예정이다.

SK텔레콤도 지난해 설립한 중국 지주회사 격인 SK텔레콤 차이나를 통해 올 해외 사업의 질적 성장을 꾀할 계획이다.

최 회장은 이 같은 로드맵 수행을 위해 지난해 말 인사를 통해 삼성식 '무한도전 시스템'을 도입했다.

SK에너지 SK텔레콤 SK네트웍스 등 SK의 주력 3개사가 삼성전자식 '사내 독립기업제'를 전격 도입한 것.각 사업부문이 'CIC(Company in Company)'라는 이름으로 별개의 회사처럼 운영되는 방식이다.

회사 전체의 흑자나 적자를 따지는 게 아니라 CIC별 경영 성과를 따로 판단해 내부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새로운 10년 먹거리 마련 시동

SK는 올해를 그룹 차원의 신성장 동력 확보의 해로 규정하기로 했다.

우선 SK에너지는 올해 전 세계 15개국,27개 광구에서 생산 및 탐사활동을 진행해 '무자원 산유국'의 비전을 현실화시킨다는 방침이다.

SK의 일일 원유.가스 생산량도 국내 자주생산량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3만배럴 이상을 유지하기로 했다.

SK네트웍스도 중국 아연 탐사사업,우즈베키스탄 금광 탐사사업에 지분 투자 방식으로 참여하는 등 해외 자원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SK에너지는 또 수소스테이션,2차전지 등 대체 에너지 사업에도 참여하며 '포스트 석유시대'에 대비하고 있다.

특히 '리튬이온 2차전지용 분리막(LiBS)'을 차세대 사업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LiBS는 휴대폰 노트북PC 로봇 등에 동력을 전달하는 리튬이온 2차전지의 핵심 부품이다.

SK에너지는 이 기술의 본격적인 상용화를 위해 2005년 충북 청주산업단지관리공단 내에 연산 1200만㎡ 규모의 LiBS 1차 공장을 완공,대량 생산 체제를 갖췄다.

SK는 또 SK텔레콤과 SK커뮤니케이션즈를 중심으로 콘텐츠 사업을 새로운 캐시카우(현금 창출원)로 키워 나갈 계획이다.

특히 최근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한 SK텔레콤은 올해도 국내외 기업 M&A(인수.합병)에 공을 들일 예정이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