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비슷하지만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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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스기 노부야 < 한국후지제록스 최고고문 nobuya.takasugi@kor.fujixerox.com >
오늘은 12월31일,섣달그믐이다.
크리스마스가 지났는데도 화려한 조명으로 장식돼 있는 거리풍경은 일본인에게 흥미로운 광경이다.
한국에서는 정월을 음력으로 지내기 때문에 크리스마스가 지났어도 새해 준비로 바로 들어가지 않고 그대로 장식을 해두는 것 같다.
일본에서는 매년 12월에 접어들면 거리는 경쟁하듯 화려하게 장식하고 크리스마스 무드로 들어가지만 25일이 지나면 새해 장식으로 바뀐다.
1873년부터 태양력을 사용하기 전에는 태음력을 사용해 왔었다.
지금도 농사 관련 행사나 생활습관은 음력을 따르는 것이 많지만 새해는 양력으로 축하한다.
새해 첫날의 해돋이를 '하쓰히노데'라고 해서 1년의 복을 기원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전국의 좋은 명소로 해돋이를 떠난다.
또한 연초에 참배를 하면 좋은 일이 많이 생긴다고 해서 신사(神社)에 가서 참배를 하는데 이를 '하쓰모우데'라고 한다.
대부분의 회사들은 12월27일부터 1월3일까지 쉬기 때문에 민족의 대이동이 시작돼 육로뿐만 아니라 하늘길도 많이 혼잡해진다.
음력을 쇠는 한국의 새해는 일본과는 약간 분위기가 다른 것 같다.
조부모나 부모에게 반듯하게 절을 올리고 인사를 드리는 세배는 부모를 공경하는 좋은 예법이다.
일본에서도 삼사십년 전에는 세배와 같은 습관이 있었는데 지금은 없어졌다.
새해에 빠질 수 없는 음식은 떡국이다.
일본에서는 '오조니'라고 한다.
한국에서는 떡국을 먹으면 한 살 더 먹게 되지만 일본에서는 만으로 나이를 세기 때문에 해가 바뀐다고 나이를 더 먹지는 않는다.
새해에 주로 하는 놀이로써 널뛰기와 윷놀이는 한국 특유의 놀이이지만 연날리기와 팽이돌리기 등은 일본에서도 주로 하는 아이들의 놀이다.
하지만 요즘엔 집안에서 컴퓨터 게임에 열중하느라 밖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의 모습을 볼 수 없는 것은 한국이나 일본이나 마찬가지다.
이처럼 일본의 문화와 풍습은 한국에서 영향을 많이 받았지만 그 안에서 독자적인 문화와 풍습을 만들어냈다.
그렇기 때문에 "비슷하지만 다른 국가"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아시아에서 비슷하지만 다른 문화와 습관을 가지고 있으며 민주주의 자본주의라는 공통의 기반을 갖는 양국이 '역지사지'의 정신으로 미래를 향해 협조해가는 것은 필연적인 일이다.
새로운 2008년도가 양국에 좋은 한 해가 되길 기원해본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오늘은 12월31일,섣달그믐이다.
크리스마스가 지났는데도 화려한 조명으로 장식돼 있는 거리풍경은 일본인에게 흥미로운 광경이다.
한국에서는 정월을 음력으로 지내기 때문에 크리스마스가 지났어도 새해 준비로 바로 들어가지 않고 그대로 장식을 해두는 것 같다.
일본에서는 매년 12월에 접어들면 거리는 경쟁하듯 화려하게 장식하고 크리스마스 무드로 들어가지만 25일이 지나면 새해 장식으로 바뀐다.
1873년부터 태양력을 사용하기 전에는 태음력을 사용해 왔었다.
지금도 농사 관련 행사나 생활습관은 음력을 따르는 것이 많지만 새해는 양력으로 축하한다.
새해 첫날의 해돋이를 '하쓰히노데'라고 해서 1년의 복을 기원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전국의 좋은 명소로 해돋이를 떠난다.
또한 연초에 참배를 하면 좋은 일이 많이 생긴다고 해서 신사(神社)에 가서 참배를 하는데 이를 '하쓰모우데'라고 한다.
대부분의 회사들은 12월27일부터 1월3일까지 쉬기 때문에 민족의 대이동이 시작돼 육로뿐만 아니라 하늘길도 많이 혼잡해진다.
음력을 쇠는 한국의 새해는 일본과는 약간 분위기가 다른 것 같다.
조부모나 부모에게 반듯하게 절을 올리고 인사를 드리는 세배는 부모를 공경하는 좋은 예법이다.
일본에서도 삼사십년 전에는 세배와 같은 습관이 있었는데 지금은 없어졌다.
새해에 빠질 수 없는 음식은 떡국이다.
일본에서는 '오조니'라고 한다.
한국에서는 떡국을 먹으면 한 살 더 먹게 되지만 일본에서는 만으로 나이를 세기 때문에 해가 바뀐다고 나이를 더 먹지는 않는다.
새해에 주로 하는 놀이로써 널뛰기와 윷놀이는 한국 특유의 놀이이지만 연날리기와 팽이돌리기 등은 일본에서도 주로 하는 아이들의 놀이다.
하지만 요즘엔 집안에서 컴퓨터 게임에 열중하느라 밖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의 모습을 볼 수 없는 것은 한국이나 일본이나 마찬가지다.
이처럼 일본의 문화와 풍습은 한국에서 영향을 많이 받았지만 그 안에서 독자적인 문화와 풍습을 만들어냈다.
그렇기 때문에 "비슷하지만 다른 국가"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아시아에서 비슷하지만 다른 문화와 습관을 가지고 있으며 민주주의 자본주의라는 공통의 기반을 갖는 양국이 '역지사지'의 정신으로 미래를 향해 협조해가는 것은 필연적인 일이다.
새로운 2008년도가 양국에 좋은 한 해가 되길 기원해본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