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외곽순환도로 일산~퇴계원 구간 36.3㎞가 28일 개통됐다.

1988년 판교~퇴계원 구간(33.2㎞) 공사를 시작한 이후 꼭 20년 만에 전 구간 127.6㎞가 완전히 뚫린 것이다.

하지만 이 구간 통행료가 남부 구간의 세 배 수준인 4300원으로 책정돼 논란이 예상된다.

통행료가 이처럼 비싼 것은 민자사업에 따른 것이긴 하지만 환경단체 등의 반대로 공사가 2년가량 지연된 것이 한몫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즉 공사 지연으로 공사 비용이 늘면서 그 부담이 도로 이용자들에게 전가됐다는 얘기다.


◆일산~퇴계원 구간 50분 단축

일산~퇴계원 구간이 개통됨에 따라 경기 북부지역의 만성적인 교통난 해소와 물류 비용 절감 등이 기대된다.

사업시행을 맡은 ㈜서울고속도로 측은 개통 전 국도 이용 때보다 10.9㎞만큼 단축돼 일산에서 퇴계원까지 운행 시간이 기존 71분에서 22분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이로 인한 연간 물류비 절감액만도 7662억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서울외곽순환도로 일산~퇴계원 구간은 경기 북부지역의 첫 고속도로로 국도 3호선과 39호선,43호선,47호선 등과 연계해 도심을 통과하는 교통량을 분산시켜 지역별 교통난 해소에 상당한 역할을 할 전망이다.

㈜서울고속도로 측은 북부 구간의 부분 개통이 이뤄진 작년 6월 하루 통행량이 2만5000대에서 현재 4만3000대로 늘어났으며 완전 개통 후에는 7만2000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통행료 왜 비싼가

일산~퇴계원 구간(36.3㎞)의 통행료는 4300원(승용차 기준)으로 나머지 구간(91.3㎞)을 모두 통과할 때의 요금과 같다.

㎞당 요금으로 따지면 남부 구간에 비해 거의 세 배 수준이다.

더욱이 남부 구간이 지나는 판교 성남 평촌 등 형편이 나은 동네보다 의정부 등 상대적으로 낙후된 북부 지역 주민들이 더 비싼 요금을 부담하게 돼 형평성 논란도 일고 있다.

지역 주민들은 환경 및 종교단체들의 반대로 인한 사패산터널 공사 중단으로 생긴 손실 비용을 떠넘기려 한다며 연일 집회를 갖고 반발하고 있다.

개통식이 열린 이날도 의정부시 호원동 사패산터널 의정부 입구 앞에서 개통식 반대시위를 벌였다.

포천시와 고양시 의회도 요금 인하를 촉구하고 나섰다.

건교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전액 국비로 건설됐던 남부 구간과 달리 일산~퇴계원 구간은 민자로 추진되면서 통행료 상승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사패산터널 공사에 반대하는 환경 및 종교단체들 때문에 2001~2003년까지 2년 동안이나 공사가 지연되면서 당초보다 400억여원 사업비가 증가했다"며 "하지만 2000년 협약서 체결시 책정된 4000원(1999년 물가 기준)보다 고작 300원 높아지는 등 물가상승률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건교부의 이 같은 해명은 환경단체 등의 반대로 공사가 중단됐던 2003년 "하루 8억원씩 총 5800억원에 달하는 비용 손실이 발생한다"고 발표했던 것과 달라 건교부가 공사 지연에 따른 손실액을 의도적으로 축소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