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啓炯 < 한국표준협회장 lgh@ksa.or.kr >

다산 정약용은 천주교를 믿었다는 이유로 18년 동안 강진에서 유배 생활을 했다.

그러나 선생은 유배의 한을 좌절과 절망으로 삭이거나 실패로 끝내지 않았다.

'다산학(茶山學)'이라 칭해지는 경세유표와 목민심서.흠흠신서를 비롯한 정치.경제.역사.문화를 망라한 '여유당 전서'의 대부분을 여기서 완성했다.

한나라의 사마천은 친구 이릉이 흉노 토벌에 패한 것을 변호하다가 무제(武帝)를 격노케 하여 궁형(거세형)을 받는다.

그는 모멸과 치욕을 참아 내면서 후세에 길이 남을 역사서를 저술하라는 아버지의 유산을 저버리지 않기 위해 살아 남았다.

망가진 육신이 안겨 주는 울분과 좌절을 뛰어넘어 마침내 위대한 역사서 '사기'를 완성했다.

아인슈타인의 젊은 시절 가장 큰 고민은 취업이었다.

1900년 취리히 폴리테크닉을 졸업한 뒤 조교 자리를 원했지만 모든 대학에서 거절당했다.

물리학과 졸업생 중 유일하게 직장을 얻지 못한 아인슈타인은 가정교사 일을 했고,특허사무소에서도 7년이나 일한 적이 있다.

아인슈타인이 처음부터 대학에 취직했더라면 일반적 통념에 적응하도록 압력을 받아 상대성 이론은 탄생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스티브 잡스의 어머니는 미혼모였다.

어린 시절 가난한 집에 입양돼 성장했다.

대학에 붙었지만 등록금이 비싸 1학기 만에 중퇴했다.

자신이 세운 회사인 애플에서 해고된 후 췌장암 선고를 극복하고 다시 성공적으로 복귀하기까지 그의 삶은 파노라마처럼 이어지는 인생 역전의 연속이었다.

이렇듯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한 국가나 세계를 움직인 리더는 모두가 고난을 극복한 사람들이다.

줄리어스 시저와 나폴레옹은 간질병 환자였으며,도스토예프스키는 시베리아에서 9년의 유배 생활을 한 뒤 '죄와 벌'을 썼다.

암을 극복한 사이클 선수 랜스 암스트롱,선천성 시각 장애를 극복한 흑인 팝 가수 스티비 원더,루게릭 병을 앓고 있는 천재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모두 정신적,육체적 고난을 극복한 사례들이다.

세계에서 가장 좋은 향수는 발칸 산맥에서 나온다고 한다.

밤 12시에서 새벽 2시 사이에만 장미꽃을 따서 향수를 만든다.

한밤중에 딴 장미가 가장 향기로운 향을 발산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삶이 비록 이러한 경지에는 미치지 못한다 할지라도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꽃보다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