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학능력시험 물리II 과목에서 복수정답을 인정해 사상 초유의 수능 재채점 사태를 빚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밤샘 작업을 통해 복수정답 인정 하루 만인 25일 재채점 성적표를 1016명 해당 수험생들에게 전달했다.

하지만 물리II 과목 비응시생들이 재채점으로 경쟁자의 성적이 높아져 피해를 입게 됐다며 반발하고 있어 2008학년도 정시와 관련된 혼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재채점으로 1016명 등급 조정

이번 재채점으로 등급이 상향 조정된 학생은 모두 1016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2등급에서 1등급으로 성적이 올라간 학생은 52명.이에 따라 물리II 1등급을 획득한 수험생 수도 당초 991명(5.06%)에서 1043명(5.32%)으로 늘어나게 됐다.

평가원은 달라진 등급을 홈페이지(www.kice.re.kr)를 통해 25일부터 공개했다.

수험번호를 입력하면 조정된 개인등급을 확인할 수 있다.

평가원은 1016명 성적표를 25일 오전 10시께 일선 교육청으로 전달했지만 이날이 크리스마스 휴일이어서 종이 성적표의 전달은 26일 아침에 이뤄질 예정이다.

◆접수 마감까지 경쟁률 공개 안해

대부분의 대학들은 재채점으로 등급이 조정됨에 따라 수시 2학기 모집의 최저 학력 기준을 충족한 학생들을 전원 합격자로 처리해 달라는 교육인적자원부 요구를 수용했다.

등급이 바뀐 학생에 한해 28일까지 원서접수 기간을 연장해 달라는 요청은 학사 일정에 따라 48시간 원서접수 기간을 늘이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연세대 이화여대 중앙대는 25일 오후 5시까지,한양대는 26일 오후 5시까지 각각 정시모집 원서접수를 1차로 마감한다.

1차 마감은 재채점과 무관한 수험생들이 대상이다.

물리Ⅱ 등급이 조정되는 수험생들은 1차 마감시간에서 48시간이 추가로 주어진다.

이미 원서접수가 마감된 서울대도 26일 오전 9시부터 27일 오후 6시까지 성적 조정자의 원서를 받는다.

주요 대학들은 등급이 조정된 수험생들이 1차 마감 경쟁률을 확인하고 경쟁이 덜 치열한 학과에 지원하는 '특혜'를 누릴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추가 접수가 마감될 때까지 학과별 최종 경쟁률을 공개하지 않을 방침이다.

◆정시모집 변수 생길지에 촉각

수험생들은 물리II 응시자 일부의 수능 등급이 올라감에 따라 2008학년도 정시모집의 판도도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의대와 한의대 등 자연계열 최상위 학과 지원자들 중 일부는 지원 전략을 수정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커트라인이 올라갈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서울 A고 3학년 신한서군(물리II 비응시)은 "정시도 수시 2학기와 동일하게 기존 성적표를 기준으로 한 합격자와 새 성적표를 기준으로 한 합격자를 따로 뽑고 어느 한쪽에라도 합격한 수험생은 합격한 것으로 간주해야 선의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