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증시에서는 기관투자가들이 외국인과 개인에 비해 훨씬 높은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대량 유입된 펀드자금이 선택한 '기관 순매수 상위 10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100%를 웃돌았다.

개인투자자들도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뒤쫓아가며 나름대로 선전했다.

하지만 외국인의 투자수익률은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올 들어 외국인은 매수 대열에서 완전히 이탈하며 증시 영향력이 급감하고 있다"며 "기관 매수 종목 중심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해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올 기관 성적 최고,외국인 부진

25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기관투자가들이 주로 사들인 종목의 주가가 급등했다.

기관 순매수 상위 10종목의 주가는 모두 상승했으며 매수 규모를 감안한 가중평균 수익률도 103.0%(24일 종가 기준)에 달했다.

기관 순매수 1위인 포스코가 86% 올랐고 2~3위인 LG필립스LCDLG전자는 각각 71%,89% 상승했다.

LG(144%) 두산중공업(188%) 현대중공업(257%) 등은 기관의 평균 투자수익률을 크게 끌어올렸다.

하지만 외국인 순매수 상위 10종목은 평균 7.25%라는 저조한 수익률을 냈다.

이는 코스피지수 상승률(33.81%)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외국인 순매수 1~2위인 우리금융과 하이닉스가 각각 10%와 29% 하락,전체 수익률을 크게 까먹었다.

대림산업동부화재가 100% 이상 올랐지만 우리금융 하이닉스 삼성카드 기업은행 KTF 등이 저조한 수익률을 내며 체면을 구겼다.

'뒷북 투자'의 오명을 안고 있는 개인투자자들은 올해 30.07%의 수익률로 선전했다.

순매수 1위인 하이닉스가 하락했지만 나머지 9개 종목이 모두 상승해 코스피지수 상승률에 버금가는 수익률을 올렸다.

개인이 많이 산 STX조선(195%) 현대제철(125%) 등은 2배 이상 급등했다.

◆기관,저평가주로 종목 교체 중

전문가들은 대규모로 유입되는 펀드자금과 올해 사상 최대 매도를 기록한 외국인 매매가 교차하며 한국 증시가 기관과 외국인의 '쌍끌이'에서 기관 '외끌이' 장세로 돌아섰다고 지적했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그간 이머징마켓에 투자해 온 외국인은 앞으로도 차익 실현에 주력할 수밖에 없다"며 "기관의 영향력 확대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임정현 부국증권 책임연구원도 "주요 매수 세력인 기관들이 선호하는 종목 위주로 접근하는 게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펀드자금 유입으로 매수 여력이 있는 기관은 불확실성이 완화됐다는 판단이 설 경우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이란 진단이다.

기관은 최근 저평가주와 장기 소외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변경 중이다.

이달 들어 지난 24일까지 기관 순매수 1위 종목에 3년째 주가가 제자리걸음인 삼성전자가 오른 데서 잘 드러난다.

순매수금액은 6000억원 수준에 이른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의 유탄을 맞으며 급락한 국민 하나 신한 등 은행주와 SK텔레콤 KT 등 소외주의 대명사인 통신주에도 기관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

한전 현대차 등 올해 부진했던 종목에도 연말에 즈음해 기관의 입질이 늘어났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