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들이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건 인지상정이다.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경험이 있는 부모로서는 아이들만은 그런 어려움이 없었으면 한다.

그래서 기를 쓰고 돈을 모아 물려주려 한다.

그렇지만 많은 재산을 물려줘도 흥청망청 써버리면 만사 도루묵이다.

'돈을 물려 주기보다 돈버는 법을 가르치라'는 말도 그래서 나왔다.

그렇다면 자녀들에게 돈버는 법을 어떻게 가르칠까.

월스트리트저널은 어릴 때부터 돈에 대해서 알고,저축하며 관리하는 습관이 몸에 배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권했다.

조너선 클레멘츠라는 재테크 칼럼니스트가 자신의 두 자녀를 기르면서 한 경험을 바탕으로 정리한 '아이를 경제적으로 키우는 12가지 방법'을 요약한다.

1. 참고 기다리는 습관을 기르라.하고 싶은 것을 참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나중에 좋은 저축습관을 갖는 것은 물론 학교 성적과도 직결된다.

이를 위해 어린 자녀들과 '음료수 게임'을 해보는 게 어떨까.

즉 식당에 가서 음료수를 마시거나 1달러를 선택토록 해보자.아이들은 음료수 대신 물을 많이 마실 것이다.

2. 스스로 예산을 짜게 하라.10살을 넘어서면 자기 명의의 통장을 만들어 주고 3개월 단위의 용돈을 통장에 넣어 주는 것을 고려할만하다.

나이가 더 들면 옷값이나 책값도 통장을 통해 주면 좋다.

그렇게 되면 아이들은 3개월간의 예산을 스스로 세우는 습관을 갖게 된다.

3. 검소함의 중요성을 가르치라.부(富)는 유한하다.

가졌던 부가 일순간 흘러가 버리면 그후의 생활은 감당하지 못하게 된다.

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검소한 생활이 중요함을 일깨워 줘야 한다.

아이들에게 어려웠던 시절을 얘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4. 사치에 현혹되지 않도록 하라.검소함과 같은 맥락이다.

비싼 장난감을 파는 가게에서 놀기만 하고 장난감을 사주지 않는 것도 사치를 억누르기 위해 한번쯤 시도해볼 만하다.

5. 수십년을 내다보라.아이들이 어릴적 연금상품에 가입시켜 주는 것도 좋다.

중간에 해약할 경우 수수료를 엄청 뜯기는 상품일수록 좋다.

아예 나이가 60이 돼야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을 찾아 아이들 명의로 일정액을 부어 나가자.아이들이 자라면 이 사실을 알리고 불입을 계속토록 한다.

6. 저축습관을 기르라.용돈을 아껴 저축하는 습관을 갖도록 하는 것은 기본이다.

아르바이트를 할 경우에도 일부를 떼어 만기가 긴 상품에 저축토록 유도할 필요가있다.

7. 주택마련 자금을 미리 떼어 놓아라.자녀들이 집을 살때 돈을 다 보태줄 수는 없다.

집값의 10~20%가량을 미리 펀드 등에 넣어두자.그리고 기간을 약정하자.기간이 되면 자녀들에게 펀드를 넘겨 집을 사든지,아니면 계속 운용하든지 하게 만들면 자녀들의 주택마련에 도움을 줄 수 있다.

8. 신용을 관리하라.어릴 때부터 신용을 쌓고 관리하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신용점수가 좋으면 나중에 모기지를 빌리 때 금리가 낮아진다.

이를 위해 신용카드를 공동 명의로 해서 신용실적을 좋게 해주는 것도 생각할만 하다.

대학생이 될 경우 한도가 정해진 신용카드를 발급해 주는 것도 괜찮다.

9. 결혼비용도 미리 고지하라.초호화판 결혼이 유행이다.

자녀들이 한다면 막을 수 없다.

그러나 부모 능력으로선 버겁다.

이에 대비해 미리 결혼식 비용으로 얼마를 떼놓자.30살이 되면 결혼하지 않더라도 이 돈을 자녀에게 넘겨버려라.

10. 학자금의 경우 빌려보도록 하는 것도 괜찮다.

미국에서는 대출을 받은 뒤 사회에 진출해 갚도록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무조건 부모가 학자금을 대줄 것이 아니라 일정책임을 지우는 것이 좋다.

11. 스스로 재무설계를 하도록 하라는 것.일정한 때가 되면 부모가 자녀에게 해줄 수 있는 것(학자금 결혼자금 등)을 알려주고 자녀로 하여금 언제부터 스스로 재무를 꾸려가야 할지를 미리 알게 해주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12. 역시 돈 운용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는 것이다.

돈은 운용하기에 따라선 수익률이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이를 깨닫게 하는 게 중요하다.

가족 모두 서로 다른 펀드에 가입한 뒤 매달 5만원 정도 불입하자.그후 운용명세서를 비교해 어떻게 수익률이 달라지는지를 보여주면 자기 돈을 자기가 관리하는 펀드매니저로 기를 수 있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