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로 온천을 한다? 거짓말이 아니다.

일본 규슈 남부 가고시마현 이부스키에서는 '모래찜질온천'이 가능하다.

이부스키에는 검은 모래해변이 있다.

구멍이 숭숭 뚫린 화산석이 풍화작용으로 잘게 부서져 검은 모래해변을 형성한 것.이부스키 역에서 가까운 스리가하마 해변과 야마가와초의 후시메 해변이 그렇다.

해변의 검은 모래 속은 아주 뜨겁다.

지금도 가끔씩 화산재를 내뿜는 사쿠라지마 같은 화산에서 흘러나온 뜨거운 온천수가 모래를 데우기 때문이라고 한다.

화산의 온천수가 지하수맥을 따라 바다로 흘러들어가기 전에 해변의 모래를 달군다는 것.이부스키에서는 해변의 이 뜨거워진 모래를 이용해 찜질효과를 곁들인 세계 유일의 모래온천으로 유명세를 누리고 있다.

이부스키 시에서 운영하는 사라쿠 회관과 이와사키 호텔이 천연 그대로의 모래를 쓰는 모래찜질 온천으로 잘 알려져 있다.

모래찜질온천은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고 즐길 수 있다.

온천에서 주는 유가타로 갈아 입고 한 몸 누이기 딱 좋게 정리된 모래바닥에 드러누우면 도우미가 삽으로 뜬 모래로 몸을 덮어준다.

모래는 흠뻑 젖어 있다.

미리 뜨거운 온천수를 뿌려두기 때문이다.

물기를 머금은 모래는 제법 무게감이 느껴진다.

절절 끓는 온돌방 아랫목에 누워 두꺼운 솜이불을 목까지 덮고 있는 것과 비슷하다.

모래에 갇힌 몸은 불한증막에 들어선 듯 금세 달아오른다.

이마엔 송글송글 땀방울이 맺히고,하중을 더 받는 몸 부위는 불에 데인 듯 화끈거린다.

모래가 누르고 있어 잘 움직일 수도 없다.

모래가 흘러내리기라도 하면 도우미들이 더 많은 모래 퍼 얹어준다.

오래 버티는 사람은 많지 않다.

대개는 30분도 길다고 한다.

그만큼 해도 효과는 충분하다.

몸속에 쌓인 노폐물이 땀과 함께 다 빠져나간 것처럼 개운하다.

피부미용에도 좋은 것 같다.

겨울바람에 꺼칠해진 피부가 부드러워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관절염이나 부인병에도 좋다고 한다.

몸에 붙은 모래는 먼저 노천탕에서 씻어낸 뒤 샤워를 하면 된다.

모래를 털어낼 수 있는 전용 노천탕이 따로 준비돼 있다.

좀 아쉬우면 실내 온천탕에 들어가 마무리 하면 된다.

모래찜질온천을 즐겼으면 이케다 호수를 찾아보자.둘레 15㎞의 칼데라 호수로 규슈에서는 가장 크다.

몸길이가 1.5m,몸통은 50cm가 넘는 커다란 뱀장어가 살고 있다고 한다.

매년 1월 초 호수 주변 길을 따라 이브스키 유채꽃 마라톤 대회가 진행된다.

'사츠마의 후지산'이라고 불리는 해발 922m의 가이몬다케 풍경도 멋지다.

이브스키역에서 가이몬초까지 가는 버스 안에서 구경해도 괜찮다.

인근 치란의 차밭 풍경도 좋다.

무사저택거리가 보존돼 있다.

옛날 사츠마 영주를 호위하던 사무라이들이 모여 살았던 곳이라고 한다.

먼 산을 집안으로 끌어들여 조경한 정원이 깔끔하다.

가고시마의 사쿠라지마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사쿠라지마는 가고시마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활화산.유사 이래 30회가 넘게 폭발했다고 한다.

원래 섬이었는데 1914년의 대폭발 때 30억t의 용암이 분출돼 육지와 이어졌다.

외곽 도로 곳곳에 전망대가 있다.

사쿠라지마항에서 출발하는 관광버스를 이용하면 편하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


자유투어, '친구와 떠나는 따뜻한 규슈여행' 상품 선봬

자유투어(02-3455-0004)는 '친구와 떠나는 따뜻한 규슈여행' 상품을 선보였다.

이브스키에서 천연 검은 모래찜질을 체험하며 건강을 다진다.

가고시마와 미야자키,기리시마를 돌며 일본 문화의 진수를 맛본다.

4일 일정으로 내년 1월3일부터 매주 목요일 출발한다.

대한항공을 이용한다.

1인당 69만9000원부터.

'가족과 함께 하는 알찬 규슈여행 5일' 상품도 내놓았다.

가고시마∼구마모토∼아소∼유후인∼벳부∼미야자키∼기리시마∼가고시마를 돌며 관광과 온천욕을 즐긴다.

이부스키 검은 모래찜질도 포함되어 있다.

대한항공으로 내년 1월6일부터 매주 일요일 출발한다.

1인당 79만9000원.(02)3455-0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