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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사상공단에 위치한 ㈜건양ITT(대표 김택현 www.gunyangitt.com)는 자동차 내장재 생산용 기계 및 자동화 기계를 전문 제작하는 회사다.

1990년 설립된 이래 국내 자동차산업의 급속한 발전에 일익을 담당하며 자동차 내장재 생산용 기계 분야에서는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사업다각화를 통해 21세기 경영 화두인 '지속가능한 경영'에 한 발짝 다가서고 있다.

㈜건양ITT는 오랜 기간 시장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최근 다품종 소량 산업기계류 및 부품제작 대행을 위한 전자상거래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미국,일본,중국,말레이시아,인도,이란 등 세계 곳곳에 제품을 수출하던 이 회사가 사업다각화를 모색하기 시작한 시점은 2001년.

㈜건양ITT는 다품종 소량 산업기계에 관한 'b2b 전자상거래'를 미래형 신사업으로 설정하고 당시부터 전산개발에 착수했다.

IT기술은 제조업과 융합될 때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로부터 2년 후인 2004년 2월 이 회사는 b2b전자상거래시스템을 개발 완료하고 이를 전담할 'e-biz사업부'를 신설했다.

다품종 소량 산업기계 및 부품의 제조, 구매를 일괄적으로 대행 서비스하는 전자상거래사이트(www.ittnet.biz)를 오픈한 것.

작년 10월 전자상거래 'BM 특허'를 획득한 이 회사는 2008년 7월 준공을 목표로 현재 e-biz 사업부 전용 업무빌딩을 건축 중이다.

사업 확장을 계기로 ㈜건양ITT는 단순 제조를 넘어 기계제조기술과 IT기술을 융합한 미래지향의 'on demand' 회사로 거듭난다는 목표다.

제조업체인 ㈜건양ITT의 이러한 도전은 엉뚱한 듯 보이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블루오션' 개척과 맞닿아 있다.

오랜 기간 산업기계를 제조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비효율적이었던 산업기계 제조분야에서의 업무절차와 유통구조에 IT기술을 도입해 획기적으로 바꿔보겠다는 심산이다.

다품종 소량일색인 산업기계 제조분야에서는 다수의 전문 중소기업들이 사업활동을 하므로 기업상호 간 정보공유가 어렵고 업무절차가 비효율적이며 낭비요소가 많다.

공급자에게는 지속적인 일거리를 제공해 줄 구매사 정보가 부족하고 구매사에는 우량부품을 제공해 줄 공급사정보가 부족할 뿐만아니라 업체개발,품질관리,일정관리등 복잡한 업무절차에 많은 노동력을 투입해야만 한다.

건양 e-biz모델은 이런 문제점들을 단순화,체계화,네트워크화를 통해 해결한다.

구매사로부터 견적요청이 들어오면 건양e-biz에서는 엄선된 공급사 중 조건이 맞는 공급사에게 입찰등록메시지를 발송하게 되며 공급사는 자신기업의 경영여건을 고려,가능한 경쟁력 있는 가격을 제시하여 입찰에 참여하게 된다.

견적이 제출돼 구매사로부터 발주가 떨어지면 공급사는 구매사로부터 제공받은 도면에 준해 부품을 제작하여 구매사로 납품이 이루어진다.

구매사로부터 입고완료 승인이 나면 건양은 공급사에 즉시 현금결제하는 방식이다.

건양e-biz시스템은 일반 전자상거래 사이트와 출발부터 다르다.

일반사이트가 완성품도소매인것에 비해 이 회사는 미래에 제작될 제품 즉 '도면'이 거래기준이다.

또한 일반상품과 다르게 부품 하나하나를 한 품목으로 입찰처리한다.

따라서 공급사는 전체입찰요청 품목 중 자신의 전문품목을 골라서 현재 생산여력에 맞는 양만큼 선택하여 참여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구매사에는 건양e-biz창구하나만으로 다수 우량공급사로부터의 경쟁력있는 부품수급을 손쉽게 이룰 수 있다.

거래결과의 최종책임은 건양이 보장하며 이로써 "구매사,공급사,건양 모두 자유선택을 통한 상생을 실현한다"는 것이 건양 e-biz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김사장은 힘주어 말한다.

건양e-biz는 연이어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금까지 e-biz를 통해 삼성자동차,산인프라코어등 대기업,조달청,한국철도공사등 공기업뿐아니라 다수의 산업기계 제작사와도 기계부품거래를 성사시켰다.

최근에는 일본 카시마제철소로부터 기계부품가공을 수주한 것을 계기로 해외시장에서의 성장가능성도 높아졌다.

e-biz사업전망은 매우 밝다.

e-biz내 선반,밀링,절단,절곡 등 기계부품가공전문 중소기업이 370여개 회원사로 등록돼 있다.

이들 회원사의 생산능력 총계는 약 4600억원에 이른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e-biz사업부가 부산 사상공단 내 위치한 것도 경쟁력의 한축이다.

20분 내 거리에 180여개 회원사가 밀집해 있으며 1시간 내에는 300여개 회원사가 있어 오프라인으로도 연계성이 뛰어나다.

김택현대표는 해당시장 규모의 잠재적 가치를 재차 강조했다.

추정시장규모는 부산 3조원,국내 29조원,세계적으로는 1400조원에 달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세계최초의 '기계제조 e-biz시스템'을 통해 기술과 경험은 있으나 조직력이 약해 어려웠던 중소기업 회원사들이 자신의 전문영역에서의 경쟁력만으로도 지속성장을 도모하고 세계시장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