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칼럼] 올 경제 사자성어는 '기진맥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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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현(尹暢賢) < 서울시립대 교수·경영학 >
해마다 연말이 되면 교수신문은 국가 상황을 나타내는 그해의 대표 사자성어를 발표한다.
참여정부가 들어선 첫해인 2003년은 방향을 못 잡고 헤매고 있는 모습을 나타내는 우왕좌왕(右往左往)이 선택됐고,2004년에는 떼를 지어 상대를 공격한다는 당동벌이(黨同伐異)가 등장했다.
2005년은 물이 아래에,불이 위에 있어서 불과 물의 위치가 거꾸로 잡힌 채 불이 오히려 꺼지는 모습을 나타내는 상화하택(上火下澤)이,2006년에는 구름은 잔뜩 있지만 결국 비는 오지 않는 모습을 나타내는 밀운불우(密雲不雨)가 선택됐다.
어쩌면 이토록 안타깝고 속상하고 속 타고 분열적인 모습들을 나타내는 단어들만이 줄줄이 선택됐는지 참 신기할 정도다.
그런데 만일 올해 우리나라 경제부문을 따로 나타내는 사자성어를 선택하라면 주저없이 "기진맥진(氣盡脈盡)"을 선택하고 싶다.
왜냐하면 지금 한국 경제는 기가 빠지고 힘이 다하면서 비틀거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미래를 위한 운동,곧 투자를 하지 않은 채 시간이 흐르다 보니 기초체력이 심할 정도로 약해지고 있다는 부분이다.
병 걸리기 딱 좋은 상태가 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가슴은 뜨거운데도 동맥경화에 걸려 피가 잘 돌지 않는 바람에 손발이 차지는 양극화의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가슴의 열이 머리까지 뻗쳐서 머리까지 뜨거워지는 현상마저 나타났다는 점이다.
역시 압권은 기본적 역사인식의 문제다.
북쪽에 있는 다 망해가는 동생을 보며 쟤가 우리 집안을 다스렸어야 했고 장자권이 쟤한테 있으며 나는 잘못 태어난 존재라고 되뇌면서 동생 앞에만 가면 주눅 들어하는 모습을 보면 아무리 보아도 이상이 있는 것 같다.
몸이 이처럼 안 좋은데 중국에서는 인플레이션이라는 황사가,미국에서는 서브프라임 위기라는 태풍이 몰려오면서 비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날씨라도 좋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황사로 뒤덮인 하늘에 비가 내리면서 황사비를 맞으면 감기는 독감이 돼 지독한 고열과 기침으로 이어진다.
중국발 인플레에 미국발 신용경색이 겹쳐지면서 스태그플레이션의 가능성마저 감지된다.
한때 서울이 공해로 인한 심한 대기오염에 시달릴 때 남산의 소나무들에 솔방울이 빽빽하게 매달리는 현상이 관찰된 적이 있었다.
비록 말 못하는 식물이지만 대기의 질이 나빠지면서 나무로서의 생명에 위협을 느끼자 죽기 전에 후계를 많이 퍼뜨리려고 솔방울을 평소보다 더 많이 맺었던 것이다.
아마도 대다수 국민들은 이제 얇아질 대로 얇아진 지갑을 들여다보고 흐리고 비가 오는 하늘을 쳐다보며 이러다 우리 경제에 무슨 일 나는 것은 아닌가라는 본능적 위협을 느끼면서 모종의 결단을 준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뿐인가.
이제 노령화 문제는 점점 심각해질 것이다.
10년 남짓 지나 2019년쯤 되면 우리나라 전 인구 대비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14%를 넘어서면서 본격적인 고령사회로 진입한다.
인구 전체가 100명이라면 65세 미만이 86명,65세 이상이 14명이다.
비율이 6 대 1 정도이다.
지금은 이 비율이 9 대 1정도이니 9명 정도가 노인 한 분을 책임지지만 6명이 노인 한 분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 곧 오는 것이다.
(물론 어린아이는 제외해야 하지만) 연금보험료와 세금을 내야 할 계층은 줄고 혜택을 받아야 할 계층은 자꾸 늘어난다.
노령화의 시계는 계속 째깍거리며 돌아가고 있다.
그러나 이대로 무너질 수는 없다.
이제 우리에게 마지막 주어진 10년 정도의 기회를 이용해 최대한 전열을 정비해야 한다.
그리고 기진맥진한 경제에 투자촉진과 기업유치 등을 위한 근본적 체질변화라는 보약을 먹여야 한다.
수출과 개방을 통한 대외협력을 통해 성장 신화를 이룬 능력을 발판 삼아 자유와 사유의 화두를 중시하며 열심히 힘을 내야 한다.
다행인 것은 기회가 다시 한번 주어질 조짐이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바른금융재정포럼 이사장
해마다 연말이 되면 교수신문은 국가 상황을 나타내는 그해의 대표 사자성어를 발표한다.
참여정부가 들어선 첫해인 2003년은 방향을 못 잡고 헤매고 있는 모습을 나타내는 우왕좌왕(右往左往)이 선택됐고,2004년에는 떼를 지어 상대를 공격한다는 당동벌이(黨同伐異)가 등장했다.
2005년은 물이 아래에,불이 위에 있어서 불과 물의 위치가 거꾸로 잡힌 채 불이 오히려 꺼지는 모습을 나타내는 상화하택(上火下澤)이,2006년에는 구름은 잔뜩 있지만 결국 비는 오지 않는 모습을 나타내는 밀운불우(密雲不雨)가 선택됐다.
어쩌면 이토록 안타깝고 속상하고 속 타고 분열적인 모습들을 나타내는 단어들만이 줄줄이 선택됐는지 참 신기할 정도다.
그런데 만일 올해 우리나라 경제부문을 따로 나타내는 사자성어를 선택하라면 주저없이 "기진맥진(氣盡脈盡)"을 선택하고 싶다.
왜냐하면 지금 한국 경제는 기가 빠지고 힘이 다하면서 비틀거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미래를 위한 운동,곧 투자를 하지 않은 채 시간이 흐르다 보니 기초체력이 심할 정도로 약해지고 있다는 부분이다.
병 걸리기 딱 좋은 상태가 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가슴은 뜨거운데도 동맥경화에 걸려 피가 잘 돌지 않는 바람에 손발이 차지는 양극화의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가슴의 열이 머리까지 뻗쳐서 머리까지 뜨거워지는 현상마저 나타났다는 점이다.
역시 압권은 기본적 역사인식의 문제다.
북쪽에 있는 다 망해가는 동생을 보며 쟤가 우리 집안을 다스렸어야 했고 장자권이 쟤한테 있으며 나는 잘못 태어난 존재라고 되뇌면서 동생 앞에만 가면 주눅 들어하는 모습을 보면 아무리 보아도 이상이 있는 것 같다.
몸이 이처럼 안 좋은데 중국에서는 인플레이션이라는 황사가,미국에서는 서브프라임 위기라는 태풍이 몰려오면서 비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날씨라도 좋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황사로 뒤덮인 하늘에 비가 내리면서 황사비를 맞으면 감기는 독감이 돼 지독한 고열과 기침으로 이어진다.
중국발 인플레에 미국발 신용경색이 겹쳐지면서 스태그플레이션의 가능성마저 감지된다.
한때 서울이 공해로 인한 심한 대기오염에 시달릴 때 남산의 소나무들에 솔방울이 빽빽하게 매달리는 현상이 관찰된 적이 있었다.
비록 말 못하는 식물이지만 대기의 질이 나빠지면서 나무로서의 생명에 위협을 느끼자 죽기 전에 후계를 많이 퍼뜨리려고 솔방울을 평소보다 더 많이 맺었던 것이다.
아마도 대다수 국민들은 이제 얇아질 대로 얇아진 지갑을 들여다보고 흐리고 비가 오는 하늘을 쳐다보며 이러다 우리 경제에 무슨 일 나는 것은 아닌가라는 본능적 위협을 느끼면서 모종의 결단을 준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뿐인가.
이제 노령화 문제는 점점 심각해질 것이다.
10년 남짓 지나 2019년쯤 되면 우리나라 전 인구 대비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14%를 넘어서면서 본격적인 고령사회로 진입한다.
인구 전체가 100명이라면 65세 미만이 86명,65세 이상이 14명이다.
비율이 6 대 1 정도이다.
지금은 이 비율이 9 대 1정도이니 9명 정도가 노인 한 분을 책임지지만 6명이 노인 한 분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 곧 오는 것이다.
(물론 어린아이는 제외해야 하지만) 연금보험료와 세금을 내야 할 계층은 줄고 혜택을 받아야 할 계층은 자꾸 늘어난다.
노령화의 시계는 계속 째깍거리며 돌아가고 있다.
그러나 이대로 무너질 수는 없다.
이제 우리에게 마지막 주어진 10년 정도의 기회를 이용해 최대한 전열을 정비해야 한다.
그리고 기진맥진한 경제에 투자촉진과 기업유치 등을 위한 근본적 체질변화라는 보약을 먹여야 한다.
수출과 개방을 통한 대외협력을 통해 성장 신화를 이룬 능력을 발판 삼아 자유와 사유의 화두를 중시하며 열심히 힘을 내야 한다.
다행인 것은 기회가 다시 한번 주어질 조짐이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바른금융재정포럼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