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비자금 의혹 사건 처리를 둘러싼 감독당국의 소극적인 태도가 도마에 오르는 등 혁신 기조가 퇴색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습니다. 보도에 김택균 기자입니다. "감독기구에 혁신의 바람을 불어넣겠다" 지난 8월 취임과 함께 적잖은 변화를 예고했던 김용덕 금융감독위원장. 하지만 김 위원장의 혁신 기치는 출범 넉달째를 맞아 급속히 퇴조하고 있습니다. 공정한 서비스 기관으로 거듭나겠다던 감독혁신 의지는 삼성 비자금 의혹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한계를 드러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삼성그룹 전 법무팀장 김용철 변호사가 차명계좌가 있다고 폭로한 뒤에도 해당 금융사에게 소명 기회를 주고는 한 달간이나 조사 착수를 미뤘습니다. 하지만 늑장 조사결과 해당 금융사들이 경제 질서의 근간인 금융실명법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소극적인 감독당국의 태도에 의혹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경제개혁연대는 증명 자료가 공개된 사안에 대해 단순 확인조차 미룬 당국이 금융질서 교란 행위에 대해 감독하고 규제할 의지를 갖고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꼬집었습니다. 공석인 기업은행장 후임 인선을 둘러싼 잡음도 혁신 기조를 더욱 퇴색시키고 있습니다. 윤용로 금감위 부위원장이 사실상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재경부가 추천한 후보가 두 기관간 대리전 성격이 짙은 이번 인선 과정에서 올 여름까지 청와대 경제보좌관을 지낸 김용덕 금감위원장의 파워에 밀렸다는 시각이 적지 않습니다. 여기에 대외 인사로만 충원해오던 금감원 시장담당 부원장 후임 인선을 대내외 공모로 확대하면서 내부 승진을 점치는 목소리가 많아지는 등 제식구 감싸기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습니다. 금융권 안팎에선 김 위원장의 혁신 기치가 용두사미 반쪽 짜리에 그치는게 아닌지 우려섞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WOW-TV NEWS 김택균입니다. 김택균기자 tgkim@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