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곡물 2008년 '2차 파동'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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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후로 수확↓…수요늘어 엎친데 덮친 격
신흥경제국의 곡물 수요가 계속 늘어나는 상황에서 냉해 등으로 세계 곡물 수확량이 급감,식품발 인플레이션이 내년 세계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 같은 우려는 11일 미국 농무부의 주요 곡물 재고 전망이 촉발시켰다.
미 농무부는 2007~2008 작황기 말 미국 밀 재고를 2억8000만부셸(1부셸=약 36ℓ)로 내다봤다.이는 불과 한 달 전에 전망했던 재고량 3억1200만부셸보다 10.3% 적은 규모다.특히 60년 만의 최저 수준이어서 시장 관계자들에게 충격을 줬다.
옥수수 재고도 당초 18억9000만부셸로 전망했던 데서 17억9000만부셸로 낮췄다.
콩 재고는 2억1000만부셸에서 1억8500만부셸로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주요 밀 수출국 중 하나인 아르헨티나에서 냉해가 발생하고 호주에선 가뭄으로 작황이 나빠 곡물 수확량 자체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유럽에선 올해 홍수로 밀 경작지가 많은 피해를 봤다.
런던에 있는 도이체방크의 마이클 루이스는 전 세계적으로 곡물 재고가 줄어 밀을 많이 수입하는 아시아 지역이 어려움을 겪을 것 같다며 "내년에 곡물 파동이 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곡물 파동 우려는 신흥경제국의 멈출 줄 모르는 곡물 수요 증가 때문이기도 하다.
1979~1980년의 24억200만부셸 수출 기록을 깼다.
특히 중국은 올해 콩 농사를 망쳐 외국산 곡물 수입을 크게 늘려야 할 형편이다.
지난달 기준으로 중국 콩 수입량은 1년 전에 비해 43% 늘어난 335만t을 기록했다.
이런 수요 증가세 때문에 옥수수와 콩 등 주요 곡물 가격은 여전히 사상 최고 수준에서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의 내년 3월 인도분 밀 선물 가격은 지난 11일 부셸당 9.2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올 들어 9.61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차익 실현을 위한 매도세가 늘어나 가격이 조금 떨어졌지만 그래도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옥수수의 경우 내년 3월 인도분 선물 가격은 6개월래 가장 높은 부셸당 4.19달러를 기록했다.
내년 1월 인도분 콩 선물 가격은 부셸당 11.32달러로 34년 만에 가장 높은 가격대를 보이고 있다.
아이오와곡물의 개빈 맥과이어는 곡물 재고 감소는 기본적으로 곡물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FT는 곡물 등 식품 가격 상승이 신용경색과 금융위기를 진정시키기 위해 취해지고 있는 금리인하와 겹치면서 상승 작용을 일으킬 경우 상당한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중국은 식품 가격이 최근 18.2% 올라 11월 물가가 11년 만에 최고치인 6.9%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유로존의 물가상승률도 최근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