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에 선 게임 코리아] ③ 글로벌 기업의 먹잇감 되나‥ 美ㆍ日ㆍ中 거대자본, 한국업체 무차별 사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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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게임업체인 미국 일렉트로닉아츠(EA)와 EA를 제치고 새 강자로 떠오른 프랑스 비벤디,재일동포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그리고 중국 샨다….앞으로 한국 온라인게임 업체들이 대적해야 할 글로벌 플레이어들이다.
10년 가까이 '한국 독무대'였던 온라인게임 시장은 이제 싸움판으로 바뀌었다.
한국은 과연 주도권을 유지할 수 있을까.
비벤디게임즈와 블리자드(미국)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세계적 엔터테인먼트 그룹 비벤디는 지난 2일 액티비전(미국)을 인수·합병한다고 발표했다.
온라인게임 강자와 PC게임·비디오게임 개발사를 합쳐 거대 게임업체를 만들기로 한 것.로버트 코딕 액티비전 최고경영자(CEO)는 "한국과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주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 온라인게임 업계를 위협하는 기업은 비벤디뿐이 아니다.
EA는 지난 3월 네오위즈 지분 19%를 1억500만달러에 인수했다.
EA는 수년 전부터 네오위즈와 함께 '피파 온라인''배틀필드 온라인''NBA 스트리트 온라인' 등 온라인게임을 공동 개발했다.
이를 통해 온라인게임 노하우를 익혔고 이제는 신작 '워해머 온라인'을 한국 시장에 내놓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온라인게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W)'와 '피파 온라인' 등으로 한국 게이머들에게 널리 알려진 블리자드나 EA는 매출 1000억원 안팎의 한국 업체들에는 버거운 상대이다.
EA의 경우 매출이 4조원에 근접한다.
이런 막강한 자금력과 비디오게임에서 축적한 그래픽 노하우에 온라인게임 기술력까지 갖추면 온라인게임 시장을 장악하는 건 시간문제일 수 있다.
이런 점에서는 일본 소프트뱅크도 마찬가지다.
소프트뱅크는 2년 전 4000억원을 주고 그라비티를 인수했고 2001년과 2004년에는 각각 엔씨소프트와 CJ인터넷의 일본 법인에 투자했다.
한국 온라인게임 시장 공략에도 나섰다.
지난 3월 자회사인 겅호온라인을 통해 한국 법인 겅호코리아를 설립했다.
자회사 소프트뱅크 벤처스는 지금도 한국에서 투자할 만한 게임업체를 찾고 있다.
중국 업체들도 위협적인 존재로 부상했다.
샨다는 2004년 액토즈소프트를 인수해 한국 업계를 놀라게 했다.
3년이 지난 지금 중국엔 샨다 못지않은 게임업체가 수두룩하다.
이들은 한국 업체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게임포털 'QQ닷컴'으로 유명한 텐센트의 마틴 라우 사장은 최근 "중장기적으로 한국 게임업체에 직접 투자해 보다 긴밀하게 협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외국 기업들이 한국 온라인게임 업체에 투자하거나 아예 인수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한국이 축적한 온라인게임 개발 및 서버 운영 노하우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중국 샨다에 넘어간 액토즈소프트가 "껍데기만 남았다"는 말을 듣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세계 최고의 인터넷 인프라에 힘입어 연간 2조원 규모로 커진 한국 온라인게임 시장을 잡으려는 속셈도 있다.
'바다이야기 파문'이 터진 지난해 여름 이후에는 게임업계에서 인수설이나 투자설이 심심찮게 흘러나왔다.
외국 기업이 공개적으로나 비공개적으로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게임업계 사람들은 외국 기업의 투자나 인수 제의를 '달콤한 유혹'이라고 말한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온라인게임을 '사회 악'이라고 비난하질 않나,게임산업을 죽이려고 정부가 나서질 않나,게임산업 육성 예산을 국회가 깎지를 않나….이런 분위기에서 유혹을 뿌리칠 장사가 어디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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