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이후 전 세계가 지식기반 사회로 급격하게 전환되고 있다.

인간의 지적 능력이 자산이 되고 특허 등 무형 자산이 중요한 경쟁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 체제 이후 지식재산권은 각국 간 통상 협상의 주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지식정보화 시대의 지식 자원은 부가가치의 원천이다.

모든 나라들이 자국의 지식재산권 보호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이유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특허청을 중심으로 특허와 실용신안，상표，디자인 등으로 구성된 지식재산권 보호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를 통해 우리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는 것도 이런 국가 지식재산권 보호 정책의 일환이다.

이처럼 부가가치가 높고 귀중한 지식재산권이 첨단 과학기술이나 획기적인 방법들만의 전유물일까.

그건 아니다.

최근 세계 지재권 분야에서 가장 뜨거운 화두는 단연 전통지식 분야의 지식재산권 확보다.

새로운 지식뿐만이 아니라 과거에서부터 전해 내려오는 지식도 훌륭한 지식재산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신약 개발 분야에서 전통 지식은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전통 지식은 때로는 엄청난 부가가치의 원천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미국과 유럽연합(EU) 일본 등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자국뿐만 아니라 외국의 전통지식 확보에 열을 올리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실제 인도에서는 자국의 전통의학 지식이 다국적 기업에 도용돼 특허를 빼앗기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고등 식물에서 분리해 현대 의학에 쓰이는 120여종의 화합물 가운데 75%가 전통지식 체계 내에서 이미 그 효용이 알려진 것이다.

12종 미만만이 화학적 조작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는 보고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허청과 한국한의학연구원，그리고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이 손을 잡고 전통지식 DB 구축사업을 시작한 것도 '세계 지식재산권 전쟁' 시대에 '국가 전투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다.

우리나라는 5000년의 역사를 함께하며 전해 내려오는 전통 지식이 풍부하다.

'동의보감'이나 '본초강목' 등 탁월한 전통의학 의서도 수두룩하다.

이번에 구축된 전통지식 DB가 21세기 미래 성장동력이자 우리나라 산업 발전의 원동력으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