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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性벽' 허무는 여성 … 경남 창원 볼보건설기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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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파걸''여성시대'가 인구에 회자되지만 아직 남성 중심으로 사회문화가 돌아가고 있다.

    이 때문에 여성 직장인들이 조직에서 커리어를 쌓으며 살아남기 위해서는 편견과의 싸움을 이겨내야 하는 게 현실이다.

    그런 점에서 대표적인 여성 불모지인 엔지니어분야에서 그 세를 확대해 나가고 있는 볼보건설기계는 여성직장인의 커리어 관리 비결을 제시해 준다는 점에서 관심이 높다.

    이 회사는 1998년 스웨덴에 본사를 둔 볼보그룹이 삼성중공업의 건설기계 부문을 인수하면서 출범했으며,경남 창원에서 생산한 굴착기를 전 세계로 수출하고 있다.

    볼보그룹의 굴착기 허브인 셈이다.

    삼성중공업 시절에는 여성 엔지니어가 단 한 명도 없었다.

    하지만 2005년 최초의 여성 엔지니어인 남명남씨(27)가 입사한 이래 벌써 9명으로 늘었다.

    올해는 무려 5명 이상의 여성 엔지니어가 입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볼보건설기계가 여성 엔지니어들에게 '꿈의 직장'으로 통하는 이유다.

    ◆최대 장점은 '소프트 파워'

    여성 엔지니어의 최대 장점은 '소프트 파워'다.

    입사 3년차로 엔진 설계 부문에서 일하고 있는 남씨는 여성이 늘어나면서 회사 분위기가 밝아진 것을 가장 큰 변화로 꼽는다.

    "여성이 대거 입사한 이후 중장비를 다루는 무거운 회사 분위기가 많이 부드러워졌다는 얘기를 자주 들어요.

    전에는 회의 시간에 고성이 오가는 일도 있었지만 요즘은 타 부서와의 의사소통도 많이 부드러워 졌다고 해요.

    " 볼보건설기계의 여성 최초 테스트 엔지니어인 김혜연씨(25)는 "여성 엔지니어로서 강조해야 할 여성성은 밝은 미소와 따뜻한 말 한마디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렇지만 남성이 다수인 조직에서 여성의 특성만 강조해선 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들다.남성 중심 조직이 변화하길 기다리기보다는 적극적인 자세로 회사업무에 임하는 게 커리어 관리의 시작이다.

    이 회사 9명의 여성 엔지니어는 스스로를 '여성 엔지니어'가 아닌 '엔지니어'라고 강조하고 있다.

    볼보건설기계의 장점이 스스로를 여성이라고 느끼지 못하도록 만든다는 것.남성과 똑같이 중장비를 다루며 야외에서 기계 테스트를 하는 김씨는 "스스로 약해지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상냥한 여성의 태도를 유지하되 그밖의 모든 부분에서는 자신이 여성이라는 생각을 버리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사실 여성 엔지니어들이 처음 입사할 당시 여성 후배를 본 적이 없는 남성 선배들은 적잖이 당황했다고 한다.

    볼보건설기계에서 8주간 인턴십 과정을 거친 후 입사에 성공한 홍나래씨(23)는 "남성 선배들이 대하기 어려워 하는 게 눈에 보일 정도였다"며 "그럴수록 먼저 적극적으로 나서서 선배들에게 다가서려는 노력을 했다"고 말했다.

    남성 직원인 김상득씨는 "처음엔 남성 선배들도 걱정이 많았는데 요즘은 그런 걱정은 찾아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실력으로 편견을 깬다

    한국 볼보건설기계의 여성 엔지니어가 9명으로 늘었지만 여성 엔지니어가 절반을 차지하는 스웨덴 본사에 비하면 여전히 극소수인 셈이다.

    이에 따라 한국 볼보건설기계도 여성 비율을 절반까지 끌어 올린다는 방침이다.

    작년 7월 입사한 손성미씨는 여성 엔지니어가 늘어야 제대로 된 굴착기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남성들만 굴착기 설계에 참여하다 보면 남성 운전자를 겨냥한 제품만 생산하게 돼요.

    하지만 여성 엔지니어들은 양쪽 성별을 다 고려하게 되는 거죠." 그는 일본 미국 등 선진국에선 굴착기 운전자의 경우 여성 비율이 상당하다면서 '남성용 굴착기'가 되어선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볼보건설기계는 입사 예정자들의 채용 인터뷰가 한창 진행 중이다.

    이창식 교육개발팀장은 "지난해에 비해 여성 지원자 수가 늘었다"며 "이번에는 5~6명의 여성 엔지니어가 새로 들어올 것 같다"고 전했다.

    앞서 입사한 여성 엔지니어들이 기대 이상의 뛰어난 성과를 보이고 있어 여성 지원자를 뽑는 데 주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공대 출신 여학생 수가 워낙 적다 보니 뽑고 싶어도 더 뽑을 수가 없는 점이 안타깝다며 여성들의 보다 적극적인 노력을 주문했다.

    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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