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삼재 "이회창-심대평, 적당한 때 만날 것"

무소속 이회창 대선후보측은 19일 BBK 의혹과 관련, "검찰 수사를 지켜보자"며 신중한 입장을 취하면서도 이명박 대선후보측의 공격에 대해서는 강하게 대응했다.

BBK 사태로 가장 이득을 보는 쪽은 이회창 후보라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에서 BBK 문제를 과도하게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듯한 모습을 자제하면서도, 이 후보의 부적격성에 대한 지적은 중단하지 않겠다는 속내다.

이혜연 캠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 후보의 법적 책임이 가려질 BBK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일단 지켜보는 게 도리"라고 신중함을 보였다.

이 대변인은 그러나 "BBK 사건의 실체적 진실이 규명되기 전까지는 더 이상 `민란'이니, `2중대'니 하는 등의 감정적 언사는 자제해야 한다"면서 "자녀 위장취업, 탈세, 땅투기, BBK 주가조작 연루 등 중대한 도덕적 하자를 보고도 (우리가) 입을 다물어야 `여권의 2중대'라는 비난을 하지 않을 건지 한나라당에 되묻고 싶다"며 전날 한나라당의 `2중대' 발언에 격한 반응을 보였다.

특히 그는 "부끄럽고 치졸한 사안의 중심에 있는 이명박 후보가 보수 운운 하는 것은 눈가리고 아웅하는 처사다.

국어사전을 뒤져 부끄러움이 뭔지부터 공부하기 바란다"고 힐난하고 "대선까지는 30일이나 남은 만큼 이 후보는 국민과 역사 앞에 양심선언하고 다시 출발하라"며 BBK 사건과 관련한 이 후보의 고백을 촉구했다.

조용남 캠프 부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이명박 후보와 한나라당은 중증 도덕불감증에 걸려있다"며 "예나 지금이나 도덕 불감증 환자에게는 매가 약"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오전 캠프 팀장회의에서는 전날 모 방송사 여론조사에서 이회창 후보가 정동영 후보에도 지지율이 밀려 3위를 차지한 데 대한 성토가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조 부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다른 여론조사와 3~5% 포인트나 차이가 나 신뢰성에 강한 의문이 제기됐다"고 지적하고 "불과 얼마 전까지 국내 유력 여론조사기관 최고위직을 지낸 분이 이명박 후보의 `정치적 스승'이라는 소문과 함께 당 선대위 고위직을 맡고 있다는 사실이 마음에 걸린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캠프는 BBK 의혹을 계기로 부동층이 이전에 비해 10~30% 가량 늘었다고 보고 앞으로는 부동층 공략에 집중할 수 있도록 별도의 전략을 세우기로 했다.

이날 오후에는 강희태 중앙위 상임고문 등 한나라당 중앙위원 10여명과 일반당원 등 40여명이 "국제 사기꾼과 한때나마 동업했다는 지도자를 우리는 결코 따를 수 없다"며 탈당한 뒤 남대문로 선거사무실을 찾아 이회창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이들은 "애초 400명 가량이 탈당할 예정이었지만, 당협위원장들의 만류로 참여규모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민중심당 심대평 대선후보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회창 후보와 조만간 회동할 것을 희망한 데 대해 강삼재 캠프 전략기획팀장은 "우리는 모든 세력에 문호를 개방한다는 입장이다.

보수세력 결집을 위해 뜻을 같이 하자는 심 후보의 취지에 동감한다"면서 "두 분이 필요하다면 적당한 때에 만날 것이며, 회동 시기 등 구체적 사항은 이 후보가 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강 팀장은 18일 기자들과 만나 "외연 확대작업이 상당한 성과가 있고 한나라당내 이회창 지지자와 당 경선 이후 신변 정리가 안된 사람들이 이번 주 내로 합류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sou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