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위계층 탈피…새로운 '소비계층' 부상

뭄바이의 판타룬 백화점에서 일하는 모하메드 샤이크와 비살 바테이트.청바지 매장 직원인 이들은 하루 9시간씩 일주일에 6일 근무하고 1년에 1600달러를 번다.

[Global Focus] 고성장 인도, 중산층이 늘어난다
얼마 전까지 직물 공장에서 하루 12시간씩 일하며 한 달에 50달러씩(1년 600달러) 받던 것에 비하면 '천국'이다.

주머니가 두둑해지면서 소비 패턴도 바뀌었다.

싸구려 청바지 대신 고가의 브랜드 바지를 입고,주말이면 시내 번화가에 있는 댄스 클럽도 기웃거린다.

반짝거리는 최신형 휴대폰은 기본.슬럼가 빈민 출신에서 어엿한 중산층으로 신분 상승을 이룬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9일 인도 중산층을 다룬 특집기사에서 "인도의 서비스산업 성장으로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나면서 빈민층이 줄고 중산층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서비스산업의 일자리가 구매력 있는 소비자를 늘리고 이들의 소비로 다시 서비스업이 성장하는 선순환 고리가 형성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인도 통계당국은 도시지역 고졸 이상 학력의 남성 실업률은 1994년 8.5%에서 2005년 5.1%로 낮아졌다고 발표했다.

인도 컨설팅기업인 이미지그룹에 따르면 향후 3년간 소매산업에서 새로 창출될 일자리는 250만개 이상으로 전망되고 있다.

인도 하위 계층은 그동안 겨우 먹고 살 정도의 낮은 임금만 받아왔기 때문에 자력으로 계급의 굴레를 벗어던지지 못했다.

그러나 서비스업 일자리가 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중산층 진입에 성공한 극빈자 계급이 늘어났고 이들은 새로운 '소비계층'으로 부상했다.

서비스업 종사자가 늘면서 인도 중산층도 두터워지는 모습이다.

컨설팅업체 맥킨지의 싱크탱크인 '맥킨지 글로벌 인스티튜트(MGI)'에 따르면 가구당 연간 20만~100만루피(약 5000~2만5000달러)를 버는 인도 중산층은 현재 10% 미만이지만 2015년에는 20%에 육박하고 2025년에는 40%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 따라 현재 전체 인도 인구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저소득층(가구소득 연간 20만루피 이하)의 비중은 2025년에 60% 이하로 떨어질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인도가 지난 4년 동안 평균 8.5%의 고성장을 이어온 영향으로 소수 귀족 계층과 정보기술(IT) 산업 종사자들에게만 한정됐던 경제성장의 과실이 하위 계층에까지 닿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