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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PEC 유가 통제력 상실" … 불안만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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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유가 상승으로 관심이 집중된 석유수출국기구(OPEC) 정상회의가 18일 OPEC의 정치적 위상 강화 문제 등을 논의한 뒤 이틀간의 일정을 마치고 막을 내렸다.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이번 정상회담은 1960년 기구 창설 이후 세 번째이자 2000년 베네수엘라 카라카스 회의에 이어 7년 만이다.

    초미의 관심사인 원유 증산문제는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못했고 달러 약세 대응책을 놓고 회원국 간에 첨예한 갈등이 빚어졌다.

    압둘라 사우디 국왕과 불편한 관계로 알려진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는 회원국 정상 중 유일하게 불참,눈길을 끌었다.

    17일 개막 연설에서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OPEC의 정치적 역할을 강조하며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차베스 대통령은 "OPEC은 과거 어느 때보다 강해졌지만 더욱 능동적인 정치적 기구가 돼야 한다"며 "OPEC에 대한 강대국의 위협을 중단하도록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이 이란을 공격하거나 베네수엘라를 침략할 만큼 제정신이 아닐 경우 유가는 배럴당 150달러,심지어 2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하며 배럴당 100달러가 적당한 수준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하지만 OPEC 정상회의 의장인 사우디의 압둘라 국왕은 "석유는 분쟁이 아닌 발전의 도구"라며 "OPEC이 독점과 착취의 도구가 되길 원한다면 진실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말해 차베스와 대립각을 세웠다.

    그러나 1992년 OPEC을 탈퇴했던 남미의 에콰도르가 이날 공식 복귀를 선언함으로써 베네수엘라가 주도하는 자원민족주의의 부상에 대해 우려를 높였다.

    유라시아 그룹의 패트릭 에스테룰라스 분석가는 "에콰도르의 가입으로 이익 극대화를 위해 높은 유가 수준을 선호하는 OPEC 내 매파들의 입지가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OPEC 정상들은 석유 소비 증가에 따른 환경 문제 등 이틀간의 논의 결과를 토대로 18일 '리야드선언'을 발표했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구체적인 증산량을 밝히지 않고 "원유를 신뢰할 만큼 충분히 공급하기로 합의했다"고만 언급했다.

    구체적인 증산 문제는 12월5일 아부다비에서 개최될 OPEC 정기 석유장관회의에서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산유국 사이에서 이슈로 떠오른 달러 약세 대책은 참가국 간 마찰로 본격적 논의가 이뤄지지 못했다.

    이란은 미 달러화의 가치 하락으로 유가가 저평가받고 있다며 이에 대한 우려를 회의 최종 선언에서 표명하자고 주장했다.

    하지만 사우디의 사우드 알 파이잘 외무장관은 "OPEC 회원국들이 달러 문제를 논의한다는 언급만으로도 달러 가치의 몰락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반대 의견을 밝혔다.

    미국의 석유중개회사인 SIG의 야세르 엘귄디 소장은 "OPEC 안에 반미 집단과 중도 집단이 섞여 있다"며 "이란과 베네수엘라 등 OPEC 회원국과 미국의 갈등이 계속될 경우 OPEC의 정치력을 관리하는 것은 갈수록 어려워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국제유가는 OPEC의 유가 통제력 상실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16일 미국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1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원유(WTI)는 전날보다 1.67달러 상승한 배럴당 95.10달러로 마감했다.

    사우디가 OPEC 정상회담에서 증산 논의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고한 데 이어 베네수엘라의 라파엘 라미레스 석유장관이 "유가에 대해 OPEC이 할 수 있는 일이 없으며 국제유가가 곧 배럴당 100달러에 도달할 것"이라고 밝힌 게 이날 유가 상승의 원인이 됐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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