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술한 조직력에 따른 답답하고 단순한 공격과 코칭스태프의 모험적인 선수 기용이 아쉬움을 남긴 한판 승부였다.

박성화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축구대표팀은 17일(한국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치러진 2008 베이징올림픽 남자축구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 5차전 우즈베키스탄전에서 득점 없이 무승부를 거뒀다.

지난달 시리아와 4차전 원정경기에 이어 두 경기 연속 '노골' 무승부를 거둔 한국은 바레인과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21일)에서 베이징행 티켓을 확정지어야 하는 막판 승부로 몰리게 됐다.

박성화호는 원정경기의 어려움을 고려해 사흘이나 일찍 소집훈련에 들어갔지만 오히려 시리아 원정 때보다 경기력에서 뒤처지는 결과를 보여줬다.

박성화 감독은 "더 이상 그라운드 탓을 하지 않겠다"며 출국 전부터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혔고, 우즈베키스탄에 도착해서도 실전이 치러질 센트럴 아미스타디움에서 계속 훈련을 했지만 이날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제대로 적응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채 잦은 패스범실이 있었다.

특히 기동력이 뛰어난 이근호(대구)-이상호(울산) 좌우 측면 날개들이 위협적인 돌파를 보여주지 못했고, 오히려 전반 초반부터 우즈베키스탄의 측면 공격과 역습에 수비진들이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박 감독은 우즈베키스탄전을 앞두고 패스 능력이 뛰어난 미드필더진을 활용해 조직적인 플레이를 승부의 키워드로 삼았지만 전반 26분 오장은(울산)이 어깨탈구로 일찍 교체되면서 승리 전략에 혼선이 왔다.

더불어 투톱으로 나선 박주영(서울)과 신영록(수원)이 최전방에서 서로 '주고 빠지는' 끈적끈적한 콤비 플레이가 살아나지 않아 최전방과 중앙 미드필더 사이에 공간이 넓어지면서 2선 공격이 제대로 발휘되지 않는 역효과를 발휘했다.

박 감독은 전반전에 골 기회를 만들어내지 못하자 후반전 초반 이근호를 빼고 192㎝의 장신 수비수 김근환(경희대)을 최전방 공격수에 배치하는 모험을 단행했다.

하지만 김근환을 투입한 코칭스태프의 선택은 밋밋한 측면 크로스로 인해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고, 시간에 쫓긴 미드필더들의 패스 정확도가 더욱 떨어지면서 '김근환 카드'는 아무런 충격도 주지 못했다.

오히려 부상을 당한 오장은 대신 이상호를 중앙 미드필더로 내리고 김승용(광주)을 오른쪽 날개로 좀 더 일찍 투입해 공격라인을 살리는 게 나을 뻔 했다는 아쉬움을 남기게 한다.

기성용(서울)은 "원정경기라서 선수들이 긴장을 한 것 같다.

잔디상태도 좋지 않았다"며 "역습에 대한 준비도 부족했던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