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유출에서 대책발표까지 사태 전말

인터넷 제보로 불거진 김포외고 시험문제 유출사태가 16일 경찰의 중간수사결과 발표와 경기도교육청의 '유출문제와 관련된 54명 불합격 처리..3개 외고 추가선발 재시험'을 골자로 한 대책 확정으로 수습국면을 맞고 있다.

'김포외고 교사→서울 M학원 원장→M학원생', '김포외고 교사→교복 납품업자→납품업자 딸' 등 두갈래의 문제 유출 경로와 3개 외고의 M학원생 합격 인원 등 사건의 전말이 상당부분 드러남에 따라 도교육청의 대책이 나오면서 일파만파로 확대된 이번 사태는 수습의 실마리를 찾았다.

그렇지만 탈락처리된 M학원생들이 집단소송 등 반발할 경우 진통이 적지않을 전망이다.

지난달 30일 치러진 김포외고 일반전형 시험문제가 사전유출됐다는 소문은 이튿날 김포외고와 경기도교육청 홈페이지에 '서울의 모학원에 유출됐고 학원생들이 시험 당일 고사장으로 가는 버스안에서 시험문제를 미리 봤다'는 글이 올라오며 포털사이트로 급속히 퍼졌다.

김포외고 측은 '공동출제한 문제를 시험 전날(29일) 낮 도교육청에서 넘겨받아 철저한 보안속에 인쇄해 배포했다'며 부인했지만 유출설은 수그러 들지않았고, 급기야 도교육청은 5일 경찰에 수사의뢰하는 한편 김포외고에 대한 특별감사에 들어갔다.

김포경찰서가 사건을 접수한 지 이틀만인 7일 김포외고 입학홍보부장 이모(51)교사가 돌연 행방을 감췄고, 사건은 8일 경찰내 최고수사조직인 경찰청 특수수사과로 이첩돼 파장이 심상치 않음을 예견케 했다.

특수수사과는 수사 착수 이틀만인 10일 서울 목동 M학원 곽모(42)원장을 검거해 시험 문제를 달아난 이 교사로부터 사전에 입수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조사결과 곽 원장은 9월말 학원에 입시설명차 들른 이 교사에게 '문제를 미리 가르쳐주면 후사하겠다'고 했고 이 교사는 시험 전날 밤 문제 38문항을 이메일로 곽 원장에게 전송한 것으로 드러났다.

곽 원장은 유출된 문제중 13문항을 A4용지에 인쇄해 학원버스를 타고 김포외고 시험장에 간 학생 120여명에게 배포했다.

M학원에서는 164명이 김포외고 일반전형에 응시해 이 중 47명이 합격했다
소문이 사실로 드러나자 도교육청은 12일 대책을 발표키로 했으나 이날 명지외고와 안양외고에 응시한 일부 M학원생에게도 김포외고 문제지가 배포됐다고 경찰이 추가로 확인, 도교육청은 '가시적인 수사결과가 나올때 까지' 대책발표를 연기했다.

13일 이번에는 김포외고에 교복을 납품한 학부모 박모(42)씨에게도 이 교사가 문제를 유출했고 박씨의 딸도 합격한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

도교육청은 대책마련에 부심했고 ▲M학원 합격자 불합격처리-재시험 통해 추가 선발 ▲M학원 합격자 불합격처리-차점자 추가 합격 ▲M학원생 불합격처리-재시험 없이 나머지 합격자만 입학 등의 방안이 논의됐다.

그러나 모든 방안이 법정다툼에 휘말릴 수 있는 관계로 묘책을 찾기 어렵자 도교육청은 일반계고 원서접수 마감인 20일을 데드라인으로 잡고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다.

16일 오전 경찰은 문제지의 양갈래 유출경로와 함께 명지외고와 안양외고 시험에도 김포외고 문제가 5문항과 1문항씩 출제됐고 M학원생 4명과 2명이 각각 명지외고와 안양외고에 합격했다는 내용의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했다.

도교육청은 이에 따라 이날 오후 '유출문제와 관련된 54명 불합격처리...3개외고 추가선발 재시험' 대책을 확정했다.

도교육청은 "유출문제와 관련된 학생들을 불합격처리 했지만 이들에게도 (추가선발 재시험)응시기회를 주는 것은 어른들의 잘못으로 인해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교육적 판단 때문"이라고 말했다.

(수원연합뉴스) 최찬흥 기자 ch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