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 아흐마드(30)는 몇 주 전 날벼락 같은 사고를 당했다.

철야 근무 중 프레스기계에 오른손이 말려들어가 손가락 5개가 모두 절단되는 상해를 입었다.

새벽에 벌어진 일이라 당장 수술이 가능한 병원을 찾아야 했다.

다행히 그는 24시간 응급진료시스템을 운영하는 신촌연세병원 미세수지접합센터로 이송돼 대기 중이던 의료진으로부터 미세수지접합술을 받았다.

수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절단된 5개 손가락 모두 되살아나 무사히 귀국길에 오를 수 있었다.

미세수지접합술은 먼저 끊어진 뼈를 금속판이나 강선으로 고정하고 동맥 신경 정맥 순으로 이어준 다음 인대 피부조직 등을 봉합한다.

손가락 접합수술은 30∼90분이면 충분하지만 손목이나 팔은 4∼6시간 걸린다.

절단사고는 약 70%가 공장이나 공사현장에서 일하다가,20%가량은 자동차사고를 통해,나머지 10%는 에스컬레이터 문틈 운동기구 자전거체인 등에 끼이거나 요리하다 다쳐서 발생한다.

절단 부위는 손가락(80%),팔(10%),발가락(5%),손목(3%),발(2%) 순이다.

최근엔 어린이들의 절단사고가 늘어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이 병원 김영진 원장은 1994년 미세접합수술을 시작한 이래 매년 600건 이상의 수술을 집도했다.

지금까지 수술건수는 8000건이 넘는다.

이처럼 많은 수술 경험을 바탕으로 접합 부위가 90% 정도 살아나는 높은 치료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무엇보다 4명의 접합수술 전문의들이 연중무휴 24시간 응급수술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어 환자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원장은 "신체절단은 사고 후 최대한 빨리 수술하고 절단 부위가 상하지 않게 보관해 병원으로 가져오는 것이 생존율을 높이는 관건"이라며 "사고시 응급조치를 잘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상처 부위는 붕대나 거즈로 감싸서 출혈을 막고 흙 같은 오물을 털어내고 식염수로 씻는다.

절단 부위는 식염수에 적신 거즈로 싼 후 비닐봉지에 밀봉한 뒤 얼음에 담아 수송한다.

특히 절단된 부위가 얼음에 직접 닿으면 모세혈관이 파괴돼 접합이 불가능해지므로 주의해야 한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