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과 달리 '수능한파'가 없었던 15일 2008학년도 수학능력시험을 치른 수험생 체감 온도는 어땠을까.

언어영역과 수리 나형은 약간 까다로웠지만 수리 가형과 외국어영역은 대체로 무난하거나 쉬웠다는 게 중론이다.

1교시 언어 영역이 끝난 후 서울 배화여고 교실 곳곳에선 한숨 소리가 새어 나왔다.

민수연양(계성여고 3학년)은 "전체적으로 어렵진 않았지만 몇 문제는 '꼬아서' 낸 것 같다"며 "특히 언어가 어려웠다"고 평가했다.

서울고등학교에서 시험을 본 김장욱군(중동고 3학년)은 "시험을 보다가 뛰쳐 나가고 싶을 정도였다"며 "작년에 비해 난해했다"고 평가했다.

문학은 쉬운 지문이 나와 평이했던 반면 비문학이 까다롭게 나왔다고 입을 모았다.

재수생인 김보라양(20)은 "문학은 '만선''사씨남정기''와사등'과 같은 익숙한 지문이 많아 쉬웠지만 비문학은 이자율,할인율 등 생소한 용어가 나온 경제지문 때문에 어려웠다"며 "다양한 지문을 많이 접해 본 재수생에게 유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문학은 EBS에서 많이 출제됐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모의고사 언어영역 1등급인 김지훈군(반포고 3학년)은 "EBS 강좌에 나온 비슷한 문제가 출제됐다"며 "새로운 유형의 문제는 없었다"고 말했다.

신호현 배화여중 국어교사는 "지난해에 비해 시간이 부족한 학생들이 많았다"며 "듣기평가에서 '빛'에 대한 문제는 난해했다"고 말했다.

특히 "작년에 비해 문제의 다양성이 떨어졌다"고 덧붙였다.

장보성 신서고 국어교사는 "사고력을 요구하는 문제는 쉽게 내고 사실적 이해는 어렵게 냈다"며 "비문학 지문의 경우 올해도 역시 경제 관련 지문이 나와 트렌드에 충실했다"고 평가했다.

서울고에서 2교시 수리 가 영역 시험을 치른 학생들은 표정이 여유로웠다.

김평화군(중동고 3학년)은 "난이도 조절을 확실하게 한 것 같다"면서 "쉬운 문제는 굉장히 쉬웠고 어려운 문제는 굉장히 어려웠다"고 평가했다.

같은 학교 김진연군은 "공통 수학과 연계된 문제가 많았다"며 "객관식은 쉬웠고 주관식은 어려웠다"고 말했다.

수리 나 영역에 응시한 수험생들은 진땀을 뺐다고 입을 모았다.

조희성군(한가람고 3학년)은 "9월 모의고사보다 어려웠다"며 "통계 문제가 까다로웠다"고 말했다.

재수생 서주영씨(26)는 "몇 문제가 조금 까다로웠지만 지난해 정도 수준을 크게 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3교시 외국어 영역은 생소한 어휘도 없고 문법도 평범해 대체적으로 무난했다는 평가다.

항상 시간에 쫓겼던 학생들도 이번만큼은 시간 조절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안나윤양(덕원여고 3학년)은 "시간 내에 다 풀 수 있을 정도로 평이했다"고 "모의고사보다 쉬운 것 같았다"고 말했다.

재수생인 최재홍군(20)은 "듣기는 너무 느려 오히려 헷갈릴 정도였다"며 "독해 지문은 뒷부분이 조금 어려웠지만 큰 문제는 없었다"고 말했다.

3교시 외국어 영역 감독을 한 한성과학고 영어과 임재춘 교사도 "대체로 평이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성선화/서기열/조재희/최진석 기자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