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중은행들이 부동산 담보대출 시장 위축과 순이자마진 하락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세계적 컨설팅회사인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전 세계 소매금융시장의 침체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BCG는 15일 '소매금융;미래를 대비하라'는 보고서에서 "은행들이 전 세계적인 규제 완화와 시장 개방,다이렉트.온라인 뱅킹 확대 등으로 치열한 경쟁 압력을 받으면서 지속적인 마진 하락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자국 시장에서 고객 기반을 확장하거나 성장하는 해외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매금융 마진의 지속적 하락

BCG는 세계적으로 소매금융이 2015년까지 연평균 3.2%가량 성장하며 은행의 주요 수익원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2006년 전 세계 총 은행수익 2조1500억유로(2880조원)의 57%인 1조2200억유로(1634조원)가 소매금융부문에서 발생했다.

그러나 그 마진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전망됐다.

BCG 벤치마킹 조사에 포함된 은행들의 2001∼2006년 5년간 평균 마진은 소매금융부문에서 21% 정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BCG는 일부 시장에선 기존 은행이 보수적 움직임을 보이면서 신흥 은행에 의해 점유율을 상당 부분 잠식당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성장률이 낮은 선진국 시장의 경우 수익성 확보를 위한 M&A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돈버는 사업모델 확립해야

BCG는 향후 5~10년간 은행들이 힘겨운 싸움을 할 것이라며 생존을 위한 6가지 사업모델을 제시했다.

먼저 씨티그룹 HSBC 같은 글로벌 거대 은행이나 유니크레딧(이탈리아) BBVA(스페인)처럼 유럽 아시아 등 특정 지역에서 탄탄한 영업망을 구축한 지역 확장 은행이 되는 것이다.

또 자국 시장에서 확고한 1위를 굳혀 수익의 95% 이상을 내는 자국 1위 은행(스페인의 방코파퓰라),신흥 은행으로서 점포망을 대량 확장하는 등 공격적 영업을 하는 은행(독일의 커머스뱅크),다이렉트 뱅킹은행(ING다이렉트),대형 은행이 취급하지 않는 틈새시장에 주력하는 전문 은행(GE머니 등) 등도 미래 사업모델로 꼽았다.

이와 함께 부유층 대상의 고급 상품,서비스를 취급하는 트레이딩업(Trading Up) 은행이 새로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사업모델을 갖춘 은행은 최근 몇 년간 다른 은행에 비해 세 배 이상 높은 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 만큼 매출이 급성장했다.

또 자기자본수익률(ROE)도 평균 10%포인트가량 높았으며,수익성장률도 두 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상순 BCG 서울사무소 이사는 "현 상황에서 국내 은행들이 글로벌 거대 은행이 되기는 쉽지 않다"며 "특정 시장을 겨냥한 경쟁력 있는 사업모델을 만들어 성장성 높은 신흥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