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13일) 석유화학업계가 플라스틱업계를 돕기 위해 100억원의 상생기금을 마련했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이 기금 중 70억원을 호남석유화학과 삼성토탈이 부담한 것으로 나타나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조성진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석유화학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플라스틱업계를 돕기 위해 조성한 기금은 모두 100억원. 석유화학공업협회는 이 기금을 호남석유화학, 삼성토탈, SK에너지, LG화학, 한화석유화학 등 5개 주요 석유화학업체가 조성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이 기금 마련을 위해 호남석화가 50억원, 삼성토탈이 20억원을 내고 나머지 업체들은 각각 10억원씩 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동일한 비율로 나누지 않고 호남석화와 삼성토탈이 훨씬 많은 금액을 낸 것입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에서는 이번 기금 각출 과정에 지난 2월 공정위가 발표한 석유화학업계의 담합 조사 결과가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2월 고밀도 폴리에틸렌과 프로필렌 등 석유화학 제품에 대한 담합조사를 통해 공정거래위원회는 업체들에 총 1051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SK 238억원을 비롯해 대한유화 212억원, LG화학 131억원, 대림산업 117억원, 효성 101억원, 삼성종합화학 99억원, GS칼텍스 91억원, 삼성토탈 33억원, 씨텍 29억원 순으로 과징금이 부과됐습니다. 5개 업체는 검찰 고발까지 당했습니다. 하지만 호남석유화학은 담합사실을 자진신고해 과징금을 면제받고 검찰 고발에서도 벗어났습니다. 담합을 통해 가장 많은 이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진 호남석화지만 자진신고자 감면제도의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린 것입니다. 삼성토탈 역시 같은 이유로 과징금 일부를 감면받고 검찰 고발도 당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따라 호남석화는 이번 상생기금 조성 과정에서 100억원을 모두 내야 한다는 압박을 받기도 했지만 업계 조율 과정에서 50억원을 내는 선에서 마무리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다른 석유화학업체들은 기금 마련에 참여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담합 조사 발표 이후 석유화학 업체들 간 앙금이 아직 남아 있다고 말합니다. "회사들이 공식적으로 업무는 하지만 옛날처럼 깊이 하는 것은 지금 아예 할 수가 없죠." 공정위 답합 조사가 끝난 지 벌써 수개월이 지났지만 석유화학업계에 쌓인 불신과 반목의 벽은 여전히 높아 보입니다. WOW-TV NEWS 조성진입니다. 조성진기자 sccho@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