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당국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의 양도성 예금증서(CD) 발행액이 증가하고 있다.

11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우리·신한·하나·기업·외환은행 등 6개 시중은행의 CD 발행 잔액은 지난 8일 현재 71조8950억원으로 10월 말에 비해 5939억원 증가했다.

8일간 증가액이 10월 한 달간 증가액 9018억원의 66%에 달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 비해 20조3854억원(39.6%) 급증한 수준이다.

CD 발행액이 증가한 이유는 시중 자금 유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은행들이 CD 발행을 늘린 탓이다.

이달 들어 CD 발행 잔액은 우리은행 3752억원,기업은행 3056억원,외환은행 2297억원,하나은행 488억원 각각 증가했다.

한국은행은 10월 말 금융안정보고서에서 국내 은행의 은행채와 양도성 예금증서(CD) 등 시장성수신 비중이 커지면서 금융시장 충격에 따른 유동성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김용덕 금융감독위원장도 최근 강연에서 "은행들이 고원가성 은행채와 CD를 발행해 외형 경쟁에 치중하고 있는데 이는 구조적으로 자산 건전성을 저해하고 유동성 위험을 키울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한재준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CD 발행 증가는 유동성 문제뿐만 아니라 대출 금리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고유가,환율 하락 등과 함께 가계나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은행들은 은행 돈이 증권 시장으로 빠져나가는 상황에서 대출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CD 발행을 늘릴 수밖에 없다고 해명하고 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