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위원회가 2007년 공익채널로 6개 방송분야의 12개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를 선정한 데 대해 이해당사자들의 입김에 휘둘린 졸속결정이라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공익채널은 사회 전체의 이익에 기여할 수 있는 채널로 엄격한 기준에 따라 결정해야 하는데도 방송위는 과거 향응 제공으로 물의를 일으킨 채널은 물론 방송실적이 전혀 없는 신생 채널까지 선정해 지난 2일 발표,관련업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2007년 공익채널은 내년 12월 말까지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의 70여개 케이블 채널과 위성방송에 의무적으로 편성되는 혜택을 보게 된다.

이번에 문화.예술진흥분야 공익채널로 뽑힌 예당아트는 지난해 공익채널 선정과정에서 방송위 간부에게 향응을 제공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파문을 일으켰던 채널아트의 사업권을 이어받은 곳이다.

반면 공익성을 띤 대표적 채널의 하나인 아리랑TV는 같은 분야에 신청했으나 탈락했다.

아리랑TV는 "방송위 간부를 대상으로 로비를 벌여 물의를 빚었던 곳이 공익채널로 선정되면서 방송위의 한계가 그대로 드러났다"면서 5일 규탄집회를 연 데 이어 공개청문회까지 제안해놓은 상태다.

작년까지 선정기준에 포함돼 있던 '6개월 이상 방송실적'이 올해 갑자기 빠진 것도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기준이 없어지면서 아직 방송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EBS English,사이언스TV,JCBN 등 3개 신생 채널이 이번에 공익채널로 선정됐다.

그나마 EBS English(교육방송)와 사이언스TV(YTN)는 사업자가 분명한 곳이지만 JCBN의 일자리방송은 지난 9월에야 방송위에 등록한 신생 업체다.

박병윤 전 국회의원이 대표로 있고,코스닥 상장사인 에스제이윈텍의 투자를 받았다고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공익성을 검증하기에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아리랑TV 최정희 차장은 "올해는 과거실적이 빠지고 향후 사업계획 등만이 중요 심사기준이 되면서 방송능력이 의심스러운 신생 업체들까지 공익채널로 됐다"고 말했다.

방송위는 과거 방송실적 기준을 삭제한 것은 더 많은 업체를 끌어들이기 위한 조치였다고 해명하고 있으나 공익채널 진입경쟁이 해마다 치열하게 벌어지는 것을 감안할 때 궁색한 변명이라는 분석이다.

방송위가 당초 '각 분야에서 한 채널만 선정하되,필요한 경우 복수선정할 수 있다'고 공시해 놓고도 분야별로 2개 채널씩 뽑은 것도 선정기준의 무원칙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 같은 비판에 대해 방송위 윤희봉 선임조사관은 "올해는 실적없는 민간 업체가 선정되면서 말이 많지만 작년에는 반대로 관변 업체가 너무 많이 선정돼 논란이 됐다"며 "방송위 심사에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